A씨는 퇴근을 하던 중 신용카드가 든 지갑을 소매치기 당했다. 다음날 A씨는 50만원이 부정 사용됐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됐고, 이를 즉시 신고했다. 하지만 도난경위서를 작성하던 A씨는 카드에 서명을 하지 않았던 사실을 알게 됐고 이에 카드회사는 보상을 거절하고 말았다.
"신용카드의 부정사용 대금은 원칙적으로 카드회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 다만 회원의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회원이 책임의 전부 또는 일부를 부담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2일 금융소비자들이 법률지식의 부족으로 곤란을 겪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신용카드를 분실하거나 도난당한 경우에 대한 그 법률관계와 유의사항을 알렸다.
먼저 금감원은 "신용카드 분실·도난 신고 접수 이후 사용된 카드대금에 대해서는 여신전문금융업법 제16조 제1항에 따라 카드회사에서 책임을 진다"고 밝혔다.
신고접수일 기준으로 60일 전까지 부정 사용된 금액에 대해 회사는 원칙적으로 책임을 진다.
반면 "회원의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회원이 책임의 전부 또는 일부를 부담하게 된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귀책사유에는 고의의 부정사용, 카드 미서명, 관리소홀, 대여·양도, 정당한 사유 없는 신고 지연 등이 해당된다.
이밖에 비밀번호를 사용하는 현금인출, 현금서비스, 전자상거래 등은 회원에게 비밀번호 누설의 과실이 없어야 회사가 책임을 진다.
만일 회원의 귀책사유로 카드가 부정 사용됐을 때는 그 책임이 분담된다.
카드의 본인서명 같은 경우는 대금결제 시 가맹점이 회원 본인여부를 확인하는 주요 요건이므로 미서명 시에는 부정사용에 대한 회원의 책임이 크게 인정될 수 있다.
또 신용카드는 회원의 신용에 근거해 본인만이 소유하는 일신 전속성을 가지므로 카드 양도·대여 시에도 보상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비밀번호 누설로 현금서비스 등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그 누설에 과실이 없다는 증명 책임이 회원에게 있다.
반면 가맹점이 본인확인의무를 소홀한 경우에는 가맹점도 일부 책임을 질 수 있다.
카드가맹점은 5만원 초과 금액에 대해서는 서명을 확인할 주의의무 등을 지니며, 이 같은 본인 확인 의무를 소홀히 한 경우에는 가맹점에 대해 일부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카드 도난·분실 시 즉시 카드회사에 신고해 부정사용을 방지하고, 분실신고 이전 부정사용 금액에 대해서도 최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카드 뒷면에 반드시 서명을 하고 비밀번호 유출에 주의하며 신용카드를 대여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