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우리은행장, '서금회' 이광구 부행장 내정
KB 사외이사진, 당국의 압박에도 사퇴 유보
금융권 전체가 한 주 내내 관치금융 논란으로 들썩였다.
민영화 추진 중인 우리은행 새 행장 후보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모교 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서금회) 소속인 이광구 부행장이 내정됐고, KB금융그룹 사외이사진은 경영진 내분 사태에 따른 책임 압박을 받는 가운데 거취 여부를 결론 짓지 못했다.
□서금회 논란 불구하고 이광구 부행장 내정= 우리은행 차기 행장 후보가 이광구 개인고객본부 집행부행장으로 결정됐다.
5일 우리은행 행장추천위원회(이하 행추위)는 이광구 부행장을 포함해 김승규 경영지원총괄 부사장, 김양진 전 수석부행장에 대한 면접을 진행한 결과 이 부행장을 내정했다.
이 내정자 선임 안건은 오는 9일 임시 이사회를 거쳐 30일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되며 이후 임기가 시작될 예정이다.
이 내정자는 충남 천안 출신으로 천안고와 서강대를 졸업 후 1979년 우리은행 전신인 상업은행에 입사했다. 홍콩지점장, 경영기획본부 집행부행장을 지냈다.
금융권에서는 최근 서강대 출신 금융인들의 약진이 두드러지면서 관치금융과 청와대 인사 개입 논란이 계속됐다.
박원춘 전국금융산업노조 우리은행지부 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밀실 인사 대신 절차상 하자 없는 공정한 선임을 해야 한다. 관치금융에서 벗어나 자격 있는 행장을 선임하라"고 요구했다.
□KB 사외이사 연임 포기, 24일 LIG 인수 안건 상정= 금융 당국과 마찰을 빚고 있는 KB금융그룹 사외이사진이 거취와 관련한 논의 끝에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올 초 경영진 내분 사태로 인해 회장과 은행장이 당국의 징계를 받고 동시에 물러난 데 이어 사외이사들도 책임 지고 옷을 벗어야 한다는 외부 압박이 계속돼 온 상황이다.
5일 KB금융그룹 이사회는 경영전략위원회를 열고 윤종규 신임 회장을 제외한 사외이사 김영진 서울대 교수, 황건호 전 금융투자협회장, 이종천 숭실대 교수, 조재호 서울대 교수, 고승의 숙명여대 교수, 김영과 전 한국증권금융 대표, 김명직 한양대 교수, 신성환 홍익대 교수 8명의 거취 문제를 논의했다.
8명 중 6명의 사외이사가 오는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연임하지 않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지만, 즉각 사퇴에 대해서는 유보한 것이다.
그동안 금융위원회는 KB금융이 추진 중인 LIG손해보험 인수 신청에 대해 지배구조 개편 결과에 따라 승인을 결정하겠다고 밝혀 사외이사들의 사퇴를 간접적으로 압박해 왔다.
금융감독원도 KB금융의 LIG손보 인수와 관련 검사역 8명을 파견, 내부통제 및 지배구조에 대해 검사를 진행 중이다.
송현도 금융제도팀장은 "오는 10일 금융감독원 검사가 종료되면 이후 LIG손보 안건 상정을 결정할 예정이다. 필요하면 검사가 연장될 수 있으나 24일 정례 회의에서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