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40)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논란에 대한 회사 측의 사과에 거센 역풍이 불고 있다.
대한항공은 조 부사장의 기내행동이 보도된 후 비난 여론이 몰아치자 8일 밤 늦게 부랴부랴 해명자료를 내 “승객들에 사과한다”고 밝히면서도 “임원으로서 지적은 정당하다”고 조 부사장을 옹호했다.
그러나 대한항공의 사과 후 논란은 더욱 가열되며 회사 노조는 물론 누리꾼들은 대한항공의 사과문에 반박하거나 비아냥 거리는가 하면 조 부사장의 행동을 비난하는 글을 잇달아 올리고 있다.
9일 오전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 홈페이지는 접속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 접속이 느려지더니 급기야 웹사이트가 다운되는 사태로 이어졌다.
노조 홈페이지 열린마당에는 회사 측의 사과문을 반박하는 글이 다수 올라 있다. 한 조합원은 ‘오너 일가를 태운 비행에 스트레스가 많습니다’는 제목의 글에서 “오너 일가를 태우고 비행해본 분들은 아실 것”이라며 “기장으로 오너일가를 태운 비행에서 스트레스를 좀 받았지만 객실승무원들이 받는 스트레스와는 비교가 안될 것”이라며 객실승무원이 받는 스트레스가 적지 않음을 지적했다.
이어 “오너 일가들이 비행기를 타고나면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이 나와 해당부서에 전달되고 관련 내용에 대한 대책을 만들어 보고할 일이 생기기도 해 오너 일가가 탑승한다고 하면 관리자는 미리 기장에게 방송 잘하라는 등 몇 가지 주의사상을 전달한다”고도 했다.
또 “대한항공의 사과문은 책임을 기장에게 전가하고 있으나 사람들은 슈퍼갑인 부사장이 지시한 것이지 기장이 결정한 게 아니라는 것을 안다”며 “이런 식의 사과문은 국민을 향해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일 뿐 오히려 국민을 자극해서 역효과만 낳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끝으로 “대한항공이 계속 대를 이어 세습될 것이므로 우리가 을로서 바라는 것은 품성이 좋은 자식이 회사경영권을 물려받기를 바랄 뿐 회사 돌아가는 꼴을 도저히 봐주지 못하겠다면 나가는 선택을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다른 조합원은 "대한항공 사과문 내용을 보니 항공안전 및 보안에 관한 법률을 어기고 경영자라는 이유로 해당 사무장을 부당하게 내리게 한 월권행위에 대한 반성은 없어 어처구니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본인이 담당한 비행기에 탑승한 담당 부사장에게 서비스 아이템에는 없지만 기내 탑재된 마카데미아를 제공한 것이 최고의 서비스와 안전을 위배한 것인가? 사과(를) 사는 고객에게 귤 하나 드셔 보시라고 하는 과일가게 점원은 그 가게의 안전과 서비스를 추구하지 않은 것인가? 어디서 개x같은 소리하고 있네"라며 담당 부사장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규정과 절차를 무시해서 '땅콩 회항'을 시켰다는 대한항공 측의 사과문을 정면 반박했다.
또 조 부사장의 문제제기가 당연하다는 사과문에 대해 "마카데미아 땅콩 문제가 고성과 고함으로 다른 승객들에게 불쾌감과 위협감을 주고 250명의 승객의 시간을 점유할 만큼 민감한 문제였나? 말이라고 내뱉고 배설하면 그만이 아니다. 일을 덮으려면 좀 더 논리적으로 정황에 맞게 변명하라"고 충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