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SBS캡쳐>
조현아(40) 대한항공 부사장이 보직 사퇴를 발표했으나 직원들은 비난 화살을 피하기 위해 임시방편으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결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10일 대한항공 노동조합 홈페이지에 ‘아직도 정신을...’이란 제목의 글을 올린 조합원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셨네요. 모든 걸 내려놓겠다고 하고는... 지금이 어떤 시대인가요? 아직까지도 네티즌과 국민을 바보로 알고 있나 봐요”라고 조 부사장 보직사퇴 발표를 비꼬았다.
그는 이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고 한다고 가려지느냐? 아무래도 홍보부(서)가 이번에 큰일 당하겠으니 정신 바짝 차리라”며 “대한항공은 더 이상 필수공익사업장이 아니다. 개인 소유다. 창피하고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개탄했다.
다른 조합원은 ‘이번 땅콩 사건으로 변할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글에서 “이번 땅콩 사건을 보면서 터질 것이 터졌구나 생각했다. 직원들을 자신의 종이나 하인으로 보는 그 가족들의 전형적인 재벌 2, 3세의 마인드가 이번 사건으로 바뀔 것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했다.
또 “조현아 부사장이 조용해져도 다시 복귀하지 않을 거라고, 이번 사건의 정신적 충격으로 병가를 낸 그 사무장이 다시 팀장으로 비행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느냐”고 거듭 물은 뒤 “그 답은 누구보다 잘 아는 여러분에게 맡기겠다”고 적었다.
또 다른 조합원은 오너 일가를 태운 비행에는 스트레스가 많다며 기장이 받는 스트레스보다는 승무원이 받는 스트레스가 월등히 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오너 일가가 비행기를 타고 나면 온갖 말이 나오고 나중에 해당부서에서 이에 대한 대책을 수립해 보고하는 일도 생겨 오너 일가가 탑승할 경우 미리미리 대비하고 제발 그들이 자신들의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대한항공의 사과문이 책임을 기장에게 전가시키고 있지만, 사람들은 수퍼갑인 부사장이 지시한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런 식의 사과문은 국민을 향해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일 뿐 오히려 국민을 자극해서 역효과만 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끝으로 “일부 지분을 갖고 마치 회사 전체가 자신의 소유물인 것처럼 행동해도 오너 일가가 회사의 징계를 받는다거나 하는 건 불가능하다. 회사가 망하면 망했지 오너의 제왕적인 위치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며 “대한항공이 대를 이어 세습될 것인 만큼 품성이 좋은 자녀가 회사경영권을 물려받기를 바라거나 아니면 회사를 나가든지 선택할 일”이라고 맺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