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투자·수출 등 내수경제 증가세…저물가 지속될 듯
"재정, 소폭의 확장적인 기조 유지 필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년 국내 경제가 3.5% 내외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상반기에는 3.4%, 하반기에는 3.6%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경제의 하방위험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경제 성장률도 유동성이 있다는 판단이다.
KDI는 10일 발표한 '2014년 하반기 경제동향' 자료를 통해 "우리 경제는 세계경제가 예상대로 성장세를 회복하고 대내적으로 확장적 거시경제정책이 원활히 실행될 경우, 내수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수출 증가세도 소폭 확대되면서 내년에 3.5% 내외 성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KDI는 우선 민간소비는 증가세가 다소 확대되겠으나, 우리 경제의 구조적 요인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경제성장률을 하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계소득 비중 감소, 기대수명 연장 등 구조적 요인이 회복세를 제약한다는 것이다. 이에 올해(1.4%)보다 소폭 확대된 2.3% 정도 증가하는 데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설비투자의 증가세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됐다. KDI는 기업의 저조한 매출액 증가세 및 낮은 영업 이익률 등으로 인해 내년 설비투자는 올해(4.7%)보다 낮은 3.3%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건설투자는 증가세로 내다봤다. 내년에 건축부문의 증가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토목부문의 부진도 완화되면서 올해(2.7%)보다 높은 4.7%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수출은 세계경제의 회복에 따라 내년에 올해(3.2%)보다 소폭 높은 3.6% 증가하고, 수입도 올해(2.5%)에 비해 확대된 3.8%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경상수지는 인구구조 변화 등 구조적 요인으로 인해 내년에도 올해(905억 달러)와 유사한 890억 달러 내외의 큰 폭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저물가 기조는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물가는 임금상승세가 점차 둔화되고 유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내년에도 일시적인 담뱃값 인상분을 제외할 경우 올해(1.4%)과 유사한 수준의 낮은 상승률을 기록한다는 것이 KDI의 설명이다. 그러나 낮은 물가상승세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경제주체의 기대 인플레이션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노동시장의 취업자는 양호한 증가세가 지속되는데 반해, 실업률은 올해과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KID는 취업자 수 증가폭이 내년에는 올해(50만명대 초반)보다 축소되지만, 여전히 양호한 수준인 40만명대 초반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실업률은 고용률 상승에도 불구하고 구직활동 증가로 인해 내년에도 올해(3.6%)과 유사한 3.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KID는 국내경제 성장과 관련해 위험요인으로 세계경제의 하방위험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구체적으로 유로존경제의 장기 침체, 중국경제의 급속한 성장세 둔화, 지정학적 위험 확대에 따른 유가 급등 등 세계경제 성장세가 예상한 정도의 회복세를 보이지 못할 가능성도 상존한다는 것이다.
또 대내적으로도 확장적 거시경제정책이 적극적으로 추진되지 않거나 충분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경우 내년 하반기부터 성장세가 기대만큼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KID의 주장이다.
이에 KID는 재정정책과 관련해서 "내년도 재정정책은 경기회복세가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지 못하고 있으므로 당분간 소폭의 확장적인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低(저)인플레이션의 거시경제적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 물가안정목표 준수에 대한 명확한 의지를 표명하는 한편, 물가전망에 지속적으로 상향편의가 존재해 온 원인을 재점검하여 물가 하방압력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이 밖에 금융정책과 관련 "자산 유동화시장을 활성화해 가계의 부채상환능력이 악화될 가능성을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