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공회 60주년…공인회계사 미래를 조망하다

한국공인회계사회 창립 60주년 기념 심포지엄 열려

한국공인회계사회(한공회)가 창립 60돌을 맞았다.

이에 한공회는 과거와 현재를 조망하고 미래를 고민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한공회는 11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공인회계사의 현재와 미래-새로운 60년을 준비하며'라는 주제로 한공회 창립 60주년 기념 심포지엄을 열었다.

강성원 한공회 회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1954년 계리사회로 시작된 한국공인회계사회가 공인회계사 1만8000여명의 전문가 집단으로 성장했다"며 "60년 동안 공인회계사는 국민과 함께 6.25전쟁의 폐허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뤘고, 외환위기에서도 경제발전을 위해 달려왔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이어 "최근 몇 년에 걸쳐 '감사인 지정제 확대'와 '300세대 이상 공동주택 외부회계감사 의무화', '재무제표 대리작성 근절'에 관한 법이 개정돼, 회계투명성을 높이고 감사품질이 개선되는데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공인회계사 입장에서 업무영역 확대로만 인식해서는 안되고 사회적인 신뢰와 위상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김일섭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이 '한국공인회계사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김 총장은 "60년 동안 공인회계사 수가 1만8000명을 넘기고 회계법인 수입 총액이 2조원에 달하는 등 양적성장을 이뤘지만 부실감사가 빈발해 사회적 신뢰도가 크게 저하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회계감사시장이 실패했다는 이미지가 각인돼 있는데다 감사인 교체 위협으로 과당경쟁과 저가수임, 감사시간 부족으로 인한 감사품질 저하, 사회적 신뢰 추락 등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됐다"며 "이러한 상황이 불거진 원인은 자유수임제도가 제대로 정착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 총장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최저 감사시간과 감사인 선임 및 교체 관련 모범규준 제시와 사후관리 ▲한공회 내 공정경쟁감시위원회 설치 ▲부실감사에 대한 회계법인 정책결정권자 책임 강화 ▲상장법인감사인 등록제도 추진 ▲회계법인의 분할과 합병 자유화 추진 ▲분식회계에 대한 회사경영진 책임강화 ▲감사·감사위원회의 자격요건 강화 ▲재무정보 공시감독에 대한 금융감독기구 역할 강화 ▲품질관리시스템과 감사기준 준수 감리 등 회계법인 감리방향 전환 등을 제시했다.

레이첼 그라임스(Rachel Grimes) 국제회계사연맹(IFAC) 부회장은 '공인회계사 전문직의 위기와 도전-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며'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서 "국제회계업계는 과제와 기회가 공존하고 있어 긴밀하게 준비하고 개발한다면 향후 60년은 밝은 미래에 놓일 것"이라고 말했다.

레이첼 부회장은 또 "신뢰와 신인도가 중요한 주춧돌이기 때문에 회계업계가 전문적인 역량을 구축하는 것이 신인도와 신뢰를 쌓는데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주제 발표에 이어 진행된 토론에서는 김진규 한국상장사협의회 상근부회장과 권수영 한국회계학회 회장, 최영록 기획재정부 조세정책관, 이현철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 안영균 한공회 부회장이 패널로 참여했다.

토론에서는 처벌을 강화하는 당국의 사후 감독보다는 사전적인 감독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권수영 한국회계학회 회장은 "그 동안 감독기조가 회계사의 책임을 강화하는 데만 치중했다"며 "적절한 외부감사가 수행되는 감사환경을 만들고 사후 처벌이 아니라 사전적인 감독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권 회장은 또 "외부감사인 선임과 교체에 있어서 감사위원회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감사보수만 고려할 것이 아니라 비보수적 요소를 포함시키고 감사계획과 일정, 투입시간, 감사품질을 심의하고 평가하는 모니터링 기능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현철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기업에서 나온 재무제표를 가지고 신용등급을 평가하고 금융권의 대출과 투자가 이뤄지는데 숫자가 제 멋대로 가공되면 시스템 자체를 믿을 수 없게 된다"며 공인회계사의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