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압박수사-민정수석실 연루 의혹 등 논란 지속…與 '벙어리 냉가슴'
청와대 비선실세 '정윤회 문건' 파문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휘청거리고 있다.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이 곤두박질쳐 콘크리트 지지율 40%선이 무너진 것.
정윤회 국정개입 보고서 유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서울지방경찰청 최모 경위가 자살하면서 남긴 유서에 '민정수석실 개입'이라고 밝혀 국정농단 의혹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자 국정수행 지지도가 취임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 절대 지지층 40%선 무너져…텃밭 '영남·TK'도 큰 폭 하락 =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실시한 12월 2주차 주간 집계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취임 94주차 지지율(긍정평가)은 전주 대비 6.6%포인트 하락한 39.7%를 기록했다. 이는 취임 후 처음으로 30%대로 내려앉은 것이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 폭락은 '찌라시'로 일축한 해명과 검찰 수사 상황, 새누리당의 엄호에 국민적 불신이 강하다는 의미다.
한국리서치가 지난 13일 전국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살펴보면,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에 대한 검찰수사에 대해 신뢰를 보낸 응답이 28.2%에 불과하다. '불신한다'는 응답자가 63.7%로 압도적이다.(표본오차가 95% 신뢰수준, ±3.1%포인트)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 실시 여부에 대해서도 '필요하다'는 응답이 60%로, 필요없다는 응답(17.3%)보다 3배나 높다.
특히 박 대통령의 절대 지지인 보수층과 영남, TK(대구·경북)의 폭락이 눈에 띈다.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이념 성향별로 보수층이 10.6% 포인트 큰 폭으로 하락한 반면 중도층은 6.6%포인트 하락에 그쳤다. 지난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박 대통령에게 투표했던 유권자층의 지지율도 1주일 만에 8.3%포인트 하락한 66.7%를 기록했다.
또한 한국갤럽이 지난 9∼11일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도 여당 텃밭인 TK지역 지지도가 66%에서 55%로 11%포인트나 낮아졌다.(표본오차 95%신뢰수준, ±3.1%포인트)
□ 벙어리 냉가슴 앓는 새누리, 겉으론 '비호' 속은 '복잡' = 텃밭의 기운이 심상치 않게 되면서 새누리당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도부 회의나 15~16일 진행하는 임시국회 긴급현안 질의에서 박 대통령의 찌라시 발언을 거들며 비선실세 의혹을 낭설로 일축하고 있지만 속내는 벙어리 냉가슴 앓듯 걱정하는 모양새다.
최고위원 중에는 경남 김해를 지역구로 둔 김태호 최고위원만이 "청와대의 상황 인식은 너무 안이하게 느껴진다"고 비판하며 청와대의 '쇄신'을 강조했을 뿐이다.
한 TK지역 의원은 "현재 검찰 수사 중이니 지켜볼 도리밖에 없지 않나. 아직까지 뚜렷하게 증거가 나온 것도 없지 않나. 수사 결과가 나와 봐야 선명해질 것"이라면서도 "걱정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당 한 관계자 역시 "의원들이 겉으로는 말을 아끼고 있지만 속으로는 불만이 쌓이고 있다"며 "정권 초기부터 인사 참사를 빚었고 그 인사에 비선이 개입했다는 의혹이니만큼 사실이라면 문제가 큰 거 아니겠나. 지금은 우선 지켜보자는 분위기지만 계속 의혹이 불거지면 당내 변화도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 '조기레임덕' 朴대통령, 국정장악력 차질 불가피 = 문제는 지지율 하락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설사 대외활동 등으로 지지율이 회복된다고 해도 비선실세 국정농단 의혹이 지금처럼 계속 불거져 나올 경우 박 대통령 임기 내내 족쇄가 될 수 있다.
검찰 수사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높은 상황에서 검찰의 압박수사 논란과 '민정수석실 회유' 논란 등 의혹은 거듭 눈덩이처럼 불거지고 있다. 여기에 야당은 국정조사와 특검을 압박하고 있다. 때문에 박 대통령이 검찰 수사만으로 마무리를 짓든, 국회 국정조사나 특검을 진행하든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장악력은 현저히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여권 관계자는 "의혹이 계속 불거지고 있고, 검찰 수사도 말이 많은 상황인데 임기 내내 말이 나오지 않겠느냐"며 "역대 정권에서 터진 측근 비리나 의혹은 한 번 터지면 끝이 없다. 더욱이 역대 정권은 임기 말이어서 자연스레 레임덕이 왔지만 지금 2년차 아니냐. '3인방'에 대한 조사도 이어지는데 일이 제대로 되겠나. 국정 장악력은 현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