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면 분할에 따른 주가의 착시효과는 존재할까?
최근 삼성SDS의 증시상장을 계기로 액면가 분할 주식의 고주가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대기업의 경우 액면 분할에 따른 주가의 착시효과로 인한 고평가 가능성이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시에 상장된 고가의 우량기업 11개사 가운데 액면가 5천원짜리 기업은 삼성전자 현대차 등 4개사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액면가 200원인 기업은 SK C&C와 한전KPS 등 2개사, 500원은 네이버, 삼성SDS 등 5개사로 소액의 액면가를 채택한 기업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액면가 500원 환산시 주가 순위는 네이버, SK C&C, 삼성SDS, 삼성화재 순
이로 인해 주가의 착시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들 기업의 지난 9일 현재 종가를 액면가 500원으로 통일시켜 환산주가를 구한 결과 주가가 가장 높은 주식은 네이버로 1주당 72만6천원이었다.
이어 SK C&C가 52만8750원, 삼성SDS 32만1천원, 삼성화재, 현대글로비스, SK텔레콤의 순으로 조사됐다.
반면 주가가 100만원을 넘어 ‘황제주’로 불리는 아모레퍼시픽, 롯데제과, 삼성전자 등은 각각 23만1000원, 19만8백원, 13만4900원으로 환산돼 주가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현대차의 경우는 1만8150원으로 액면가를 동일하게 조정했을 경우 주가가 가장 낮은 주식으로 분석됐다.
특히 주식의 내재가치를 평가할 때 사용되는 주가수익비율(PER)을 구해본 결과 환산 주가순위와는 상당부분 다른 것으로 나타나 대조를 보였다.
삼성SDS, PER 87.7배...삼성전자 11.4배 비해 ‘고평가’논란
이들 11개 기업의 분기보고서에 근거해 9월말 현재 연결재무제표기준 주당순이익(EPS)을 살펴보면 삼성전자가 11만8009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아모레퍼시픽 4만8660원, 롯데제과 3만2883원 순이었다.
반면에 주당순이익이 가장 낮은 곳은 한전KPS로 2169원이었으며 이어 삼성SDS 3659원, SK C&C 8588원, 네이버 9834원의 순이었다.
이들 기업의 지난 9일 종가를 9월말 EPS로 나눠 주가수익비율(PER)를 구해보니, 삼성SDS가 87.7배로 1위, 이어 네이버 73.8배, 롯데제과 58.0배, 아모레퍼시픽 47.5배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의 경우 1주당 순이익에 비해 높은 배수의 주가가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11.4배, 현대차 8.7배로 가장 낮은 수준으로 주당순이익에 비해 주가가 낮게 형성되었다.
PER 50이상이면 일반투자자들은 특히 조심해서 접근해야
이 수치는 마지막 1분기의 실적이 빠진 9월까지의 3개 분기를 기준으로 주당순이익으로 계산한 것이어서 전반적으로 PER가 높게 나타난 측면이 있다. 통상 주가수익비율(PER)은 각 기업의 회계연도 말 기준으로 1년간 주당 순이익으로 계산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삼성SDS, 네이버, 아모레퍼시픽, 롯데제과의 경우, PER가 47.5배 ~ 87.7배로 삼성전자의 약 4~8배, 현대차의 5~10배에 형성돼 있어 주당순이익대비 고평가된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는 “PER에 근거하여 주가의 고평가 여부를 판단할 때는 개별기업 수치보다는 그 기업이 속한 업종 평균과 비교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상 PER 12~15 이하 주식을 매수 신호로 받아들이고 30 이상이면 파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PER가 50이상이라면 미래의 성장가치를 감안하더라도 고평가된 것으로 볼 수 있어 일반투자자들은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