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새해 화두는 '영업 강화'…조직개편 및 인사 박차
금융감독원 부원장 인사가 겨우 마무리됐다. 예상을 빗겨가지 않았다. 당초 하마평에 올라 있던 인물들이 모두 부원장으로 임명됐다.
이 때문에 청와대가 이들의 인사검증을 너무 지지부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모두 현직에 있는 인물이기 때문에 이미 어느 정도 인사검증을 거친 것 아니냐는 얘기. 그래도 금감원은 올해가 가기 전에 부원장 인사를 완료하면서 밀려있던 인사와 조직개편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금융권은 새해를 앞두고 전열 정비에 한창이다. KB금융이나 우리은행 등 최근 선장이 바뀐 금융사들이 주도적으로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하고 있다.
□ 금감원 신임 부원장에 서태종·박세춘·이동엽 = 금융위원회는 지난 30일 임시회의를 열고 금감원 수석부원장에 서태종(50)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은행·비은행 담당 부원장에 박세춘 금감원 부원장보, 자본시장 담당 부원장에 이동엽 부원장보를 임명했다.
지난달 19일 진웅섭 금감원장이 취임한 직후 최종구 전 수석부원장이 물러난데 이어 조영제 전 부원장과 박영준 전 부원장의 사표도 이달 2일 수리되면서 부원장 자리는 모두 공석이 됐다.
진 원장이 취임하고 40여일이 지나고서야 겨우 자리가 채워졌다. 그 동안 금감원 분위기는 어수선했고 인사가 너무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있어왔다.
사실 이들에 대한 하마평이 계속 제기돼 온 데다 모두 현직에 있는 인사이기 때문에 인사검증 과정이 까다롭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었다.
한 금감원 관계자는 "부원장 자리가 너무 오랫동안 비어있어 내부에서 이런저런 말들이 많고, 업무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부원장 인사가 마무리됨에 따라 부원장보를 비롯한 후속인사와 함께 진 원장 체제 안착을 위한 조직개편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조직개편은 최수현 전 원장이 신설한 기획검사국은 폐지되고 은행지주검사국 신설, 서민금융지원국과 상호금융검사국의 규모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진 원장은 늦어도 3월까지는 모든 인사와 조직개편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 금융권, '영업 강화' 위한 전열 정비 = 각종 금융사고로 얼룩졌던 금융권이 조직개편과 인사 등 신년 맞이 전열 정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특히 저금리와 저성장 기조 장기화로 금융권이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영업력 강화를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
KB금융그룹은 국민은행을 제외한 계열사 10곳 중 7곳의 대표이사를 갈아치우는 등 54명의 경영진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임영록 전 KB금융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의 내분으로 비롯된 'KB사태'에서 벗어나고 윤종규 현 KB금융 회장의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아울러 영업 강화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국민은행 인사의 경우 새로 선임된 본부임원 16명 중 11명이 지역본부장 또는 지점장이고, 승진한 본부임원 8명 중 6명이 지점장 출신이다.
또 그룹 차원에서 마케팅기획부를 신설해 은행과 증권, 보험 등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영업력 강화에 사활을 걸겠다는 의미다.
새로 취임한 이광구 우리은행장도 영업력 강화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이 행장은 취임식에서 "하루 24시간, 1년 365일 내내 경쟁력을 높이도록 매진하겠다"면서 ▲ 민영화 달성 ▲ 강한 은행 만들기 ▲ 금융산업 혁신 선도를 3대 경영목표로 제시했다.
하나금융은 하나은행-외환은행 통합과 영업력 저하를 예방하기 위한 인사를 벌였다. 규율과 책임을 명확히 하고, 실적부진과 부실여신에 대한 책임을 반영한 인사라는 얘기.
통합에 따른 혼선을 막기 위해 부행장 승진을 예년의 절반인 2명으로 줄였지만, 실적평가와 글로벌 성장 동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농협금융도 현장과 성과 중시의 인사를 단행했다. 일선 현장 경험이 풍부한 지역본부장들을 농협은행 부행장으로 승진시켰고 상대적으로 취약한 자산운용부문 역량 강화도 새해 목표로 삼았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꿋꿋하게 성장세를 보여 온 신한금융은 전문성을 갖춘 인물을 발탁하는 동시에 성과가 뛰어난 경영진에게는 신뢰를 보내는 인사를 실시했다. 또 내부통제 강화차원에서 준법감시인을 부행장보로 한 단계 격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