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 당권 컷오프, '文 vs 非文' 본격 경쟁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후보가 박지원 이인영 문재인(기호순) 의원으로 압축됐다.

7일 새정치연합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컷오프)에서 이 세 후보가 통과되면서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전당대회 기간동안 숨 막히는 '혈전'을 벌이게 됐다.

특히 2.8 전대에서 선출될 새 지도부는 오는 2016년 20대 총선과 2017년 대선 승리의 주춧돌 역할을 맡게 되어 어느 때보다 막강한 권한을 쥐게 된다. 또한 돌아선 민심을 되돌릴 당 혁신 과제도 안게 되어 야권 지형 전체가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 계파 간 경쟁이 치열하다. 

이번 전대에서는 문재인 후보를 향한 박지원, 이인영 후보의 견제가 강력해질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지난 3~4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당대표 지지도 여론조사 결과, 문 후보가 36%로 1위를 기록했지만 이른바 비문(非文)들의 '문재인 때리기'를 문 후보가 얼마나 견디고 뚫고 나가느냐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 박지원-이인영 '문재인 때리기' 격화 예상 = 이미 박, 이 후보는 컷오프 이전부터 문 후보를 경계하며 '대선패배 책임론'을 들고 나와 '대선 불출마'나 '당권 포기'를 압박해왔다.

특히 박 후보는 나아가 통합진보당과의 연대 불가론을 강조해 문 후보를 자극하고 있다. 문 후보를 향해 "대선 후보는 통합진보당 200만 표가 눈에 아른거리면 좌고우면할 수밖에 없다"고 겨냥했다.

문 후보 역시 진보당과의 연대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나타냈지만, 박 후보는 앞서 지난 대선에서 문 후보가 ‘야권연대’를 이뤘다는 점을 파고든 것이다. 그러나 대선 당시 '야권연대론'을 강하게 주장했던 이들 중 한명은 박 후보였다. 

또한 당내 486그룹과 김근태계인 민평련의 지원을 받고 있는 이인영 후보는 당의 '세력교체론'을 들고 나왔다. 김대중 정부 비서실장 출신인 박 후보와 지난 대선 주자였던 문 후보를 동시에 겨냥한 것인데, 특히, 당권 도전을 포기한 정세균 의원 측이 이 후보를 밀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다.

이 후보는 '분권추진모임'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도 전략공천 폐지를 제안하면서 "문제는 사람이다. 그간 우리 당은 계파 패권 중심으로 말만 무성했는데 새로운 리더십 출현이 절실하다"고 세대 및 세력교체론을 역설했다.

이에 '이기는 야당'을 표방한 문 후보는 절대 '네거티브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 비문진영의 견제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또한 당 대표 선언 기자회견에서 오는 2016년 20대 총선 불출마 및 계파 해체를 내걸며 배수진을 친 상태다.

□ 文, '이기는 야당' 비전제시에 '올인' = 하지만 전통 텃밭인 호남을 중심으로 당 조직을 바닥부터 훑고 있는 박 후보와 '세대교체'를 강조하면서 당내 세력이 넓게 포진한 정세균 의원의 지원을 받는 이 후보는 문 후보 입장에서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특히 박 후보는 '强한 야당'을 내세우며 박근혜정부를 상대할 사람은 '자신'이라는 점을 적극 어필하고 있다. 그동안 원내대표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으로서 보인 '선명성'을 바탕으로 정부여당을 상대하겠다는 것이다. 이 역시 상대적으로 유약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문 후보에겐 '약한 고리'로 작용할 수 있다. '당-대권 분리' 주장 역시 야권 대선후보에서 매번 상위권을 차지하는 문 후보로서는 마주하기 힘든 난제다.

그럼에도 문 후보 측은 거듭 '비전'제시와 '이기는 야당'을 위한 정당 혁신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네거티브에 일일이 대응하는 것은 상대의 전략에 빠지는 것으로 결코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정의로운 경선을 통해서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야 국민과 당원들이 감동을 할 것"이라며 "네거티브에 대응할수록 경선 판 자체가 얼룩지는 것이기 때문에 대응을 자제할 것이고 큰 틀에서 당 혁신을 위한 비전을 지속적으로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