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사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임기 종료가 6개월 앞으로 다가오며 연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내부에서는 '연임 확정'에 무게를 싣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고위 관직을 지낸 그가 재입각의 길을 노릴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 우리투자증권 인수 합병 성과, 연임 가능성 무게 = 임종룡 회장이 취임 1년 만에 우리투자증권 인수 합병(M&A)을 성사시킨 점은 가장 큰 공적으로 꼽힌다. 또 경제사업 분야 지주인 중앙회와 원활한 업무 협조를 이뤄 지배 구조 개편에 적지 않게 기여했다는 평을 받는다.
지난달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임 회장은 연임에 대해 묻는 질문에 "농협금융의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자산운용사업 확대를 실행하는 데에는 2년의 임기가 짧을 수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도 연임을 희망하는 목소리가 많다. 취임 초기 '모피아 낙하산'(경제 관료를 마피아에 빗대는 말)이라는 비판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나 선 굵은 업무 스타일과 탁월한 리더십으로 인해 높이 평가 받고 있는 것.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농협금융 한 임원은 "본인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 한 주주총회에서 내칠 일은 '0%'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내부 신임이 두텁고 농협금융이 일하기 나쁜 여건이 아니기 때문에 특별한 이유가 생기지 않는 한 연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 마음은 콩밭? 연임 변수는 재입각? = 임종룡 회장은 현 신제윤 금융위원회 위원장과 동기인 행정고시 제24회 출신이다. 기획재정부 전신인 재정경제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해 기획재정부 제1차관과 장관급인 국무총리실장을 지냈다.
2013년 취임 당시 '모피아 낙하산' 논란에도 불구하고 내부의 신망을 받는 이유에 대해 일부에서는 전임 회장과의 비교를 들기도 한다.
농협금융이 출범한 것은 2012년 3월. 불과 3년이 채 되지 않았다. 당시 중앙회 출신의 신충식 NH농협은행장이 지주 회장을 동시에 겸임했으나 3개월 만에 신동규 전 재경부 실장이 취임하며 모피아 낙하산 비판에 휩싸였다. 더군다나 신동규 전 회장이 중앙회와의 갈등을 일으키며 사의를 표명, 1년 만에 물러나면서 조직이 크게 흔들리는 위기를 맞기도 했다.
이와 같이 농협금융 회장 자리는 모피아 낙하산의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농협금융 회장 선임은 주주총회에서 결정되지만, 농협금융은 중앙회에서 100% 출자한 '단일 주주'의 지배 구조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외부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또 정부가 출자하고 농업 사업 관련 정책을 수행하고 있는 만큼 현 정권의 수혜층 모피아가 인사에 개입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 예컨대 임기 종료 시점에 개각이 있을 경우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예상해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임 회장은 지난 정부에서 국무총리실장을 지낸 만큼 '정치 바람'에 휘둘리지 않을 것이란 보장이 없는 상태. 반대로 임 회장 스스로가 다른 길을 선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정부 당국 관계자는 "내부에서는 연임을 원하는 듯 하지만 인사라는 것이 미리 예단하기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에 변수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과거 진동수 금융위원장이나 이용만 재무부 장관은 한국수출입은행장, 외환은행장 등 민간에 갔다가 다시 공직으로 돌아왔다. (임종룡 회장이)이미 장관을 지냈지만 부총리 등 더 높은 자리를 제안 받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평했다.
실제 그는 취임 1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연임과 입각의 제안이) 동시에 들어와 봤으면 좋겠다"고 말해 여러 해석을 낳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