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이김선달 오비맥주 <사진: YTN 뉴스 캡처>
'봉이김선달 오비맥주'
오비맥주가 36년 동안 남한강 물로 맥주를 만들면서 사용료를 전혀 지불하지 않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19일 경기도의회 양근서(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79년부터 남한강 여주보 인근의 물을 끌어와 맥주 제조에 사용하고 있지만 하천관리청인 경기도와 여주시는 최근까지 사용료를 징수하지 않았다.
오비맥주가 지난해 한강홍수통제소로부터 허가받은 취수량은 하루 3만 5000톤이고, 실제 사용량은 1만 2000톤 정도다. 공업용수 톤 당 가격 50.3원으로 계산하면 하천수사용료는 허가량 기준으로 한해 6억 4000여만원, 사용량 기준 2억 2000여만원에 육박한다.
이를 36년으로 따졌을 때 허가량 기준 230억원이 넘고, 사용량 기준 79억원을 넘어선다.
여주시는 문제가 불거지자 지난해 12월 뒤늦게 오비맥주가 2009~2010년 사용한 2년치에 대해 12억 2000여만원을 부과했고, 2011∼2014년 사용료도 이달 중에 부과할 계획이다. 하지만 2009년 이전 사용료는 지방재정법 소멸시효인 5년이 지나 받을 수 없다.
이에 경기도는 "각 시·군에 하천수 사용료 징수 권한과 관리 책임을 모두 위임했고 여주시에서 잘 하고 있는 줄 알았다"고 밝혔고, 여주시는 "과거 근무자들의 실수이고 현재 근무자들은 도의 지적을 받고서야 뒤늦게 알았다"고 해명해 서로 책임전가에 급급한 모양새를 드러냈다.
오비맥주 측은 "이천공장 가동 초기 남한강에서 끌어온 물을 이천시 식수로 공급해 하천수사용료를 면제받았고, 85년 충주댐이 완공된 뒤 '댐 건설 이전에 하천수 사용허가를 받아 물을 사용할 경우 사용료를 받지 않는다'라는 관련 볍률 면제조항에 따라 사용료를 내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 "행정기관에서 사용료를 부과하지 않아 납부 책임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고의성도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양 의원은 "경기도와 여주시가 깜깜이 행정으로 일관하다 뒤늦게 하천수사용료를 부과했다"며 "대기업인 오비맥주에 특혜를 주고 세수입을 탕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자원인 강물을 공짜로 길러다가 맥주를 만들어 판 것은 '봉이김선달'과 같다"며 "오비맥주는 공짜 물값의 사회환원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