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지난해 7월 중국 상하이를 여행하다 호객꾼을 따라 마사지 매장에 갔다. 그는 현금을 내고 마사지를 받았으나 종업원이 추가 금액을 요구하는 바람에 거절했다. 이후 여러 명이 몰려와 강제로 바지 주머니를 털고 신용카드를 1만5000위안(약 250만원)이나 결제한 황당한 일을 겪었다.
B씨도 지난해 10월 중국 상하이에서 호객꾼을 따라 마사지 매장에 들어갔다가 비슷한 일을 당했다. 그는 분위기가 이상해 빠져나오려다 매장에서 금전을 요구하며 협박하는 바람에 신용카드로 1만2000위안(약 220만원)을 결제하고 풀려났다.
C씨는 지난해 12월 일본 도쿄의 술집에서 새벽 4시까지 4회에 걸쳐 총 900만원을 결제했다. 그는 당시 만취 상태였다. 그의 기억 속에는 건장한 흑인 종업원 여러 명이 주위를 에워싸며 강압적인 분위기를 만들었던 일이 어렴풋이 남아 있다.
최근 중국 상하이와 일본 도쿄 등에서 강압과 협박에 의해 신용카드 피해를 입었다는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결제가 이뤄진 후에는 그 어떤 방법으로도 보상을 받을 방법이 없기 때문에 주의가 요구된다.
21일 금융감독원은 해외여행 중 호객꾼에게 이끌려 마사지 업체 또는 술집 등을 이용했다가 강압적인 분위기에 못이겨 신용카드로 바가지요금을 결제한 피해 민원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해외에서 물품·서비스를 구매하고 신용카드로 결제해 분쟁이 발생한 경우에는 해외 브랜드사의 규약을 따르게 돼 있다.
비자·마스터카드의 규약(Dispute Resolution)을 살펴보면 강압에 의해 바가지요금을 결제한 것에 대해서는 보상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다.
사실상 강압적으로 바가지요금을 카드 결제했는지 여부에 대한 입증이 현실적으로 곤란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피해 보상을 받기 어려운 것이다.
이에 금감원 관계자는 "강압에 의한 것이더라도 자신이 결제한 것이기에 한국에도 보상 규정은 없다"며 "호객꾼이 있는 곳은 이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카드의 분실, 도난, 위·변조와는 다른 이야기"라며 "실제 피해 입은 이들도 원칙적으로 보상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금감원은 해외여행 전 외교부 홈페이지를 통해 '해외여행뉴스'를 확인, 출국하려는 지역의 위험요인을 사전에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지난 2012년 9월 6일 외교부는 '상해지역, 호객꾼 주의보'를 발령해 상하이 번화가인 남경로 보행거리, 정안사, 신천지, 인민광장 주변 등지에서 한국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한 호객꾼의 유혹에 의해 바가지요금 피해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당부한 바 있다.
한편 신용카드 분실, 도난, 위·변조에 따른 부정사용 신고접수 이후 사용된 카드대금에 대해서는 카드회사가 책임을 진다. 또 부정사용 신고접수일 기준으로 60일 전까지 부정사용된 금액에 대해서도 카드회사에서 원칙적으로 보상책임을 진다.
반면 현금서비스나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신용구매(IC칩 이용) 등의 경우는 카드회사가 부정사용 책임을 지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