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소득공제 축소 등은 현행유지, '미봉책' 그칠 듯
당정 세법개정안 4월 국회 처리…野 "2월 국회 처리해야"
연말정산 세금폭탄 논란이 정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자, 정부는 여당과 머리를 맞대고 재차 '보완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보완대책은 여전히 근본적인 해결책과는 거리가 멀고, 효과가 매우 제한적인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계속 되고 있다.
보안대책이 언제쯤 실행되느냐는 것도 문제다.
정부는 오는 3월말까지 연말정산 결과를 분석해 공제수준, 세액공제 전환에 따른 세부담 규모 등을 감안해 세법을 손질하겠다는 방향성을 설정했다. '13월의 세금폭탄'이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음에도, 제도전환 초기를 감안해 신중한 입장을 취한 셈이다.
반면 이번 연말정산을 통해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받고 있는 만큼, 보완책 작동 시점을 앞당기자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야권은 연말정산 세금부담 완화를 위한 긴급논의기구를 즉시 구성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연말정산 보완대책 효과, 올해는 보기 힘들다 = 21일 정부와 새누리당이 협의한 연말정산 보완대책을 살펴보면 자녀세액공제(1인당 15만원, 3인이상 20만원)수준 상향조정 ▲자녀출생·입양에 대한 세액공제 신설 ▲독신근로자 세액공제를 상향 조정 ▲연금보험료 세액공제 확대 등이 담겨져 있다.
부양가족공제, 의료비 공제 등을 적용받지 못해 세부담이 늘어난데 따른 후속조치인 셈이다. 실제 세부담이 크게 증가하지 않는다는 과세구간에서 몇백만원을 환급해내야 하거나, 추가적인 세부담이 늘었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다급해진 정부는 세수와도 직결되는 '소급적용' 카드까지 내밀었다. 사상 유례가 없는 엄청난 '후퇴'다. 하지만 직장인들의 분노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높아지고 있어 서둘러 봉합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이 같은 일련의 보완책이 연말정산 세금폭탄 쇼크를 맞은 직장인들의 조세저항을 완전히 해소시키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다.
우선 대책가동 시점이 올해가 아닌 내년부터다. 다시 말해 올해 연말정산은 지금 이대로 근로자들이 '세금폭탄'을 떠안는 형태로 종결짓는다는 소리다. 정부는 연말정산이 끝나는 시점인 3월말까지 일단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이후 공제항목과 관련해 '상향조정', '확대'라는 애매한 호칭들을 수정, 세법개정안을 4월 국회에 제출해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내걸었다. 분석결과에 따라 수준을 결정하겠다는, 매우 애매모호한 태도인 셈이다.
여당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정부는 귀속된 것을 다시 정리하는 것은 법 이론상, 절차상으로도 힘들다고 했다. 하지만 3월에 받아보고 국민이 납득하기 힘들다면 4월에라도 수정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연봉에서 가장 먼저 빼주던 근로소득공제가 줄면서 부양가족 공제혜택 등을 적용받지 않는 미혼에 대한 세부담 완화대책과는 거리가 멀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 하루 만에 나온 보완책, 갈 길 멀었다 = 한편 정부가 내놓은 보완책에 대한 적용시기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높다. 여당은 연말정산 관련한 대책을 2월 임시국회에서 최우선으로 통과시켜야 한다고 맞서고 있는 상태다.
구체적으로 이번 연말정산으로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받고 있는 중산서민층 직장인들의 세액공제율 인상·교육비 및 의료비 소득공제 전환 및 2014년 근로소득 소급적용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2월 임시국회에서 최우선으로 통과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여야, 정부 및 봉급생활자 등 국민 모두가 참여하는 논의기구를 즉각적으로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이와 관련해 새정치민주연합 홍종학 의원은 "저희는 당시 강력히 반대한 법안이었고, 수 백만명의 봉급생활자들의 세금을 올리면 안 된다고 반대했다"며 "전경련과 같은 대형단체는 제안하고 정부가 수용해서 그런 것들이 논의가 됐으나, 봉급생활자들에게는 기회가 단 한 번도 주 어지지 않았다"고 논의기구의 설치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같은 당 김현미 의원도 "지난해부터 예산부수법안이라 그래서 본회의 자 동상정하도록 되어있는데, 올해도 정부는 예산부 수법안이라는 이름으로 세법개정안을 밀어붙일 것"이라며 "그렇다면 중산층 서민 증세는 계속될 것이다. 그래서 논의기구 만들어서 협의해보자"고 말했다.
연말정산 관련한 보완책에 대해서는 여야 큰 이견은 없었으나, 정책 추진 시점에 대해서는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야당에서는 정부가 당정협의를 마친만큼 국회 상임위원회 가동을 본격적으로 진행해 대책을 빨리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정부에서는 연말정산 결과를 지켜본 뒤에 대책을 다시금 손질하겠다는 방침으로 맞서고 있어 제도 추진에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문제는 이 같은 정부와 국회의 갈등이 골이 깊어지면 질수록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의 몫이라는 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