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폭개각', 뚜껑도 안열었는데…벌써부터 '시끌'

속 타는 與…해수부 장관-靑특보단, 정치인 기용 목소리↑

박근혜 대통령이 해양수산부 장관을 중심으로 한 소폭개각과 청와대 특보단 구성을 밝히면서 집권 3년차 개각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박 대통령이 지난 신년 기자회견에 이어 전날(20일) 국무회의에서 '인사개편'을 거듭 강조하고 나선 데는 40% 콘크리트 지지율이 무너지고 30%대가 지속되자 개각을 통해 반등의 기회로 삼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해양수산부 장관과 청와대 특보단 구성에 대한 인사가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교체가능성이 높았던 정홍원 국무총리가 다시 유임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앞서 안대희, 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들이 도덕적 문제와 부적절한 처신으로 줄줄이 낙마, '인사참사'를 빚은 바 있어 별 다른 문제가 없는 한 '그대로 간다'는 박 대통령의 인사스타일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 지지율 급락, 비선실세-세금폭탄 논란…與 '전전긍긍' = 하지만 여당 내에선 비선실세 파문에 이어 연말정산 ‘세금폭탄’ 논란으로 비판여론이 뜨거운 상황에서 소폭개각은 이반된 민심을 달래기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걱정을 반영하듯 개각인사에 정치인 기용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동안 개각 인사에서 정치인 출신을 최소로 하고 해당 분야의 전문가나 관료출신으로 '인사'를 단행했지만  인사청문회에서 예상치 못한 도덕적 결함과 전문성 미비로 '인사 참사'를 빚었다. 

더욱이 비선실세 의혹 파문으로 지지율이 취임이후 최저로 떨어진 현 시점에서 인사 참사가 반복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정부의 실패로 귀결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짙게 깔려 있다.

이에 현재 공석인 해수부 장관 후임에 해양 변호사 출신으로 현재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인 유기준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유 의원은 지난 해 말 박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회동을 가진 '친박 중진' 중 하나다. 중진의원이라는 점에서 국회 인사청문회 통과가능성이 비교적 높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내년 총선에 출마한다는 점에서 부담감으로 작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청와대와 국회 간 정무·소통 기능강화 차원에서 신설되는 특보단의 경우에도 정치인 기용이 힘을 받고 있다. 특보단장엔 친박 핵심인 서청원 최고위원이 강력하게 거론되고 있고, 윤상현 의원 등 현직을 포함해 현기환·이성헌 전 의원 등이 특보단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현 전 의원은 지난 2012년 박근혜 비상대책위 체제에서 공천심사 위원이었고 이 전 의원은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바 있다.

□ 비박계 '靑 전면개각' 요구 "朴 대통령, '위기'라고 안 보는 듯" = 문제는 '문고리 3인방'이다. '청와대 문건'파문의 당사자들인 이들(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에 대한 인사조처에는 큰 변화 없이 일부 보직만 변경되는 선에서 개편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 내에서도 걱정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유구무언이다. 지금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나"라고 답답한 심경을 드러냈다.

비박계인 정병국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박근혜 정권은 몇몇 사람만의 정권이 아니다. 더 이상 몇몇 사람만의 정권인양 호도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박 대통령과 청와대도 소통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하고,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서 일대 인적쇄신을 해야 될 때"라고 촉구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통령께서 아직 '큰 위기'라고 보지 않는 것 같다"며 "그 3인방이 인사문제도 다 조율을 하는 것으로 안다. 청와대 수석들도 그들 눈치를 본다던데. 앞으로도 인사든 뭐든 문제가 안 생길 수 없다. 당만 전전긍긍이다"라고 말했다. 

□ 野 "정홍원 땜방 총리…김기춘-문고리 3인방, 靑 떠나야" 거듭 압박 = 한편, 새정치민주연합은 정 총리와 김 비서실장, 문고리 3인방의 유임이 확실시 되는 것과 관련해 비난했다.

김성수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국민들의 요구는 전면적인 인사쇄신이지 이런 식의 땜질 인사가 아니다"며 "먼저 정홍원 총리는 후임 총리 지명자가 연이어 낙마해서 할 수없이 자리를 이어가고 있는, 속된 말로 땜방 총리"라고 일갈했다. 

김 비서실장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말이 필요 없다. 교체하는 게 너무도 당연하다"고 꼬집었고, 문고리 3인방에 대해서도 "보직 변경이 아니라 청와대를 아예 떠나야 한다"고 압박했다.

김 대변인은 "대통령과의 특수한 관계에 비춰 볼 때 이들이 청와대 안에서 다른 자리로 옮긴다고 해서 비선 실세 의혹이 사라질 리 만무하기 때문"이라며 "다시 한 번 경고한다. 지금 언론에 보도되는 것처럼 땜질 인사에 그친다면 급락하고 있는 지지율의 폭락을 부채질 할 뿐"이라고 재차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