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나성동 국세청사 전경
국세청이 타인 소유의 건물이 있는 토지를 물납신청한 황당한 납세자의 말을 그대로 믿고 물납허가를 한 것도 모자라 다운계약서도 그냥 넘어가 양도세를 제대로 걷지 못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를 통해 드러났다.
물납이란 현금으로 세금을 납부할 여력이 없을 때 납세자가 토지나 건물 등으로 세금을 납부하겠다고 신청하면 국세청에서 이를 심의해 현물 납부를 허가해 주는 제도이다.
감사원은 2012년 1월1일부터 2014년 6월30일까지 부산지방국세청 및 산하 세무서 등에서 처리한 업무 전반에 대해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예비조사와 현장 확인감사를 했다고 27일 밝혔다.
감사결과에 따르면 서부산세무서는 A씨가 지난해 1월 토지와 주택 등 총 110억원 상당의 재산을 상속받고 상속세 21억원 중 9억8000만원은 현금납부, 나머지는 물납허가를 신청한 것을 받아들였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물납신청한 토지와 그 토지에 있는 건물의 소유자가 다른 경우 물납 허가를 하지 않거나 다른 물납 재산으로 변경해야 하지만 서부산세무서는 이를 그대로 허가했다.
A씨가 물납을 신청한 토지는 면적 1053㎡로 토지가액이 7억9301만원이었으며 이 토지에는 타인의 건물인 경로당, 빌라, 모텔 등(재산가액 7694만원)이 있었다.
이후 서부산세무서는 해당 토지에 대한 관리와 처분을 한국자산관리공사에 처분을 위탁했지만 공사는 토지에 타인의 건물이 있어 정상적인 관리·처분이 어렵다고 반려했다.
공무원들이 분양권 전매 계약시 공공기관 직원들에게 다운계약서를 작성하도록 압력을 넣은 사실도 적발됐다.
부산도시공사는 지난 2012년 13개 공공기관 임직원 433명에게 아파트를 특례분양했고 이 중 64명은 분양권전매계약을 체결해 분양권을 양도했다. 부산국세청은 이를 국세통합시스템(TIS)에 전산입력해 양도세에 대한 세원관리를 했다.
현행법상 분양권 양도신고를 할 때는 실지거래가격을 양도가액으로 해 세금을 내야 하며 국세청은 TIS에 관련 사항을 입력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10명의 공무원이 허위 분양권전매계약서를 작성해 3억8500만원의 양도차익을 적게 신고하도록 분양권 양도자를 압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족 징수된 양도세는 가산세까지 포함해 2억3653만원이었다.
B경찰서 소속 C씨의 경우 분양권을 2억9197만원에 사면서 실제 매매대금은 3억6997만원, 프리미엄은 7800만원인데도 프리미엄이 1800만원인 것처럼 다운계약서를 작성하도록 해 공공기관 직원인 D씨가 양도차익을 줄여 신고하게 했다.
이에 감사원은 부족 징수된 양도세를 징수할 수 있도록 관할 세무서장에게 통보하도록 권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