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에 다니는 김유진씨(32세)는 연말정산을 하다가 깜짝 놀랐다. 지난해 가입한 소득공제 장기펀드에 연 600만원을 납입해 39만6000원을 돌려받을 줄 알았는데 환급액이 32만4000원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김씨의 연 소득은 3800만원. 1200~4600만원 사이 등급으로 소득세 15%와 주민세 1.5%를 내야 한다. 하지만 소득공제 장기펀드에 농어촌특별세가 붙는다는 사실은 뒤늦게 알았다.
금융투자협회가 소득공제 장기펀드(이하 소장펀드)에 농어촌특별세(이하 농특세)가 부과된다는 사실을 알고도 이를 투자자들에게 빠르게 알리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며 논란이 일고 있다.
농특세 부과 사실을 모른 채 소장펀드에 가입했다가 연말정산 과정에서 이 사실을 뒤늦게 안 투자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소장펀드는 지난해 정부에서 기획한 '절세' 상품이다. 서민층과 젊은 세대의 목돈 마련을 지원하고 자본시장 수요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됐다. 3월 출시되며 절세 붐을 일으켰다.
연간 총 급여액 5000만원 이하 근로소득자가 자산총액 40% 이상을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장기펀드에 가입할 경우 공제 혜택을 준다. 총 급여액에는 식대, 6세 이하 자녀 보육수당, 업무 관련 학자금 등 비과세를 제외한다.
연간 납입 한도는 600만원으로 납입액의 40%, 24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해준다. 상품 출시 당시 협회와 증권사들은 연 600만원을 한도로 납입하면 최대 240만원의 16.5%(39만6000원)을 돌려받고, 투자액 600만원 대비 6.6%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며 대대적인 홍보를 했다.
그러나 실제 연말정산 자동계산기를 돌려보면 예상 환급액 39만6000원의 20%(7만2000원)에 해당하는 농특세가 붙는다. 실제 환급액은 32만4000원으로 떨어진다. 즉, 소장펀드 수익률도 증권사들이 내세웠던 6.6%에서 5.4%로 낮아진다.
현 농특세법 5조에 따르면 소장펀드 환급액처럼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라 세금 혜택을 받는 경우, 감면세액의 20%를 농특세로 부과하도록 규정해 놓고 있다.
하지만 2014년 3월 소장펀드 출시 이후 협회과 증권사는 소장펀드 가입자들에게 이런 사실을 안내하지 않아 혼란이 가중됐다.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1월 발표한 '소득공제 장기펀드 출시계획'에는 39만6000원을 돌려받는다는 사실만 적시됐을 뿐 농특세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소득공제의 가입 기간은 5년에서 최대 10년까지로 최소 5년을 유지해야 불이익이 없다. 5년 내 해지할 경우 납입 누계액의 6%(지방소득세 포함할 경우 6.6%)를 추징받는다. 또 예금자보호 대상이 아니며, 실적배당형 상품이기 때문에 주가가 급락할 경우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소장펀드 가입자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씨는 "시장이 안 좋아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고, 펀드도 최소 5년간 유지해야 하는데 농특세까지 부과되면 수익은 더 떨어지는 것 아니냐. 절세 상품이라서 가입했는데 농특세까지 부과돼 황당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농특세 관련 부분에 대해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 같다. 앞으로 더 적극적으로 홍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