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89개사 감리해 57개사 회계기준 위반 지적
지난해 금융당국이 실시한 감사보고서 감리 회사 수는 1년 전보다 줄었지만 회계기준을 위반해 지적 받은 회사는 오히려 증가했다. 세월호 사태와 동양그룹 사태의 여파가 크게 작용했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감사보고서 감리 회사 수는 89개사로 2013년(105개사)보다 16개사(15.2%)가 줄었다.
표본감리 회사와 위탁감리 회사는 전년 대비 각각 16개사(30.2%)와 15개사(42.9%)가 감소한 37개사, 20개사였다. 반면 혐의감리 회사는 32개사로 15개사(88.2%)가 증가했다.
표본감리는 분식위험요소가 있는 회사를 우선 추출하는 방법과 무작위 표본추출 방법을 병행하면서 감리대상을 선정해 실시하는 감리이다. 위탁감리는 한국공인회계사회가 비상장기업에 대해 감리를 실시한 뒤 위반사항이 있으면 금감원에 통보하고 금감원이 해당 기업에 대해 실시한다. 혐의감리는 금감원의 업무수행과정이나 외부 제보에 등에 의해 혐의사항이 있을 경우 실시한다.
금감원은 "다수의 피해자나 사회적 물의를 야기한 동양그룹 계열사와 세월호 사고 관련 계열사, 대기업인 효성 등에 감리역량을 집중하면서 전체 감리 회사가 줄어든 면이 있다"고 밝혔다.
감리 대상은 줄어든 반면 회계기준 위반 지적회사 수는 오히려 증가했다.
표본감리 실시 기업 중 회계기준 위반 지적 회사는 10개사로 2013년과 동일했다. 혐의·위탁감리 실시 기업 중 지적을 받은 회사 수는 각각 29개사와 18개사로 감리 회사 수에 비해 높은 지적률을 보였다.
혐의·위탁감리는 위반 혐의를 사전에 인지하고 감리를 실시하기 때문에 표본감리보다 대체로 지적률이 높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세월호 사태와 동양 사태 관련 기업들이 혐의감리 대상에 대거 포함되면서 회계기준 위반 지적 기업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과실·중과실로 회계기준을 위반한 사례가 10건 중 7건에 달했고, 고의적 위반 사례도 지난해 31.6%나 됐다.
고인묵 금감원 회계감독2국장은 "올해에도 회계부정 위험이 높은 기업에 대해 감리를 집중하고 분식회계 또는 부실감사가 적발되면 엄정하게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표본감리 결과에서 회계기준 위반 지적 회사와 지적률은 코스피 상장법인이 코스닥 상장법인보다 높았다.
최근 5년 누적 기준으로 코스닥 상장법인의 지적률이 코스피 상장법인의 지적률보다 1.6배 높았던 것을 감안하면 상반된 결과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동양그룹 관계사 중 코스피 상장사가 있어 지난해에는 코스닥 상장법인 지적률보다 높게 나타난 것"이라며 "표본이 너무 적기 때문에 나타난 표본의 오류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