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규 젠스필드CC 대표 "골프활성화, 세금부터 줄여야"

지난 3일 국무회의 직전 티타임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골프 활성화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한 사실이 알려지자 골프 업계가 들썩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013년 3월 북한의 '정전협정 무효화' 선언 등으로 안보위협이 거듭되고 있던 당시 현역 장성들이 군전용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소식을 접한 뒤 이를 호되게 질책했고 이후 공직자의 골프에 대해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뉘앙스를 표시, 사실상 '골프 금지령'으로 굳어졌다.

하지만 이번 발언으로 인해 골프 관련 업체의 주가가 급등하는 등 업계가 술렁였고, 업계 관계자들은 골프장에 차등적으로 매겨지는 세율 인하 등 그동안의 숙원사업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가득찬 상태다.

이에 조세일보(www.joseilbo.com)는 지난 9일 충청북도 음성군에 위치한 젠스필드컨트리클럽 최철규 대표(전 현대증권 상무)와의 인터뷰를 통해 업계의 현실과 이번 발언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Q. 골프장 업계의 경영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있다. 업계의 현실은 어떤가.
 
A. 최근 10년간 연평균 30개 이상의 골프장이 공급되어 현재 전국에는 460개의 골프장이 운영중에 있으며 특히 수도권과 영남권을 중심으로 추가 공급이 이루어 질 전망이다.

골프장 내장객수는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골프장간의 과당 경쟁으로 이용료는 떨어지는, 수요자 중심 시장으로 전환되고 있다.

반면 입장료에 부과되는 개별소비세는 변동이 없어 특히 회원제 골프장의 채산성은 계속해서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리고 회원제 골프장의 경우 신규 분양 5년 후부터 도래하는 회원권 반환 의무를 이행하지 못해 소송에 시달리는 골프장도 많은 상황이다.

현재 수십개의 골프장이 기업 회생(법정관리)중에 있으며 향후 많은 골프장들이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Q.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골프 활성화'발언으로 골프장에 붙는 세금이 과다하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현재 골프장에 부과되는 세금 및 규제는 어떤 상황인가. 또 그것들이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어떤가.

A. 골프장에 부과되는 세금은 크게 나누면 두 가지다.

먼저 입장하는 모든 사람에게 부과하는 개별소비세다. 개별소비세는 사치성 소비재에 부과하는 특별소비세가 바뀐 이름이다.

개별소비세는 1만2000원이고 교육세와 농어촌소비세가 각각 3600원이다. 여기에 부가가치세가 더해지면 2만1120원이다. 그리고 세금은 아니지만 체육진흥기금 1000원~3000원을 포함하면 약 2만4000원의 이용세가 1인당 부과된다. 이 금액은 카지노(6300원)의 4배, 경마장(1000원)의 24배, 경륜장(400원)의 60배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그리고 골프장의 토지 및 건물에 부과하는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가 있다. 골프장은 사업부지중에서 20% 이상의 원형보존지를 보유해야 하며 이를 비업무용 부동산으로 취급해 중과세하고 있다. 여기에는 4%의 세율이 적용된다.

그리고 그 외에 종합부동세가 0.75%에서 2%까지 차등 적용된다. 물론 재산세는 다른 기업도 다 내고 있지만 일반기업에 비해 많게는 약 16배까지 부담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참고로 수도권 한 회원제 골프장의 경우 연간 45억5000만원의 세금을 냈다. 재산세가 33억5000만원, 개별소비세가 12억원을 넘었다.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6%를 넘어가는 수준이다.

이밖에 골프장을 취득할 경우에도 12%의 취득세율을 적용해 일반 기업의 5배를 납부해야 한다.

Q. 경영실적이 악화되어가는 골프장 업계를 살리기 위해 어떤 조치들이 필요하다고 보나.

A. 먼저 골프장에 대한 인식이 변화되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오늘 아침(9일) LPGA 루키 김세영 선수가 대회에서 우승했다. 지난 주 최나연 선수의 개막전 우승에 이어 2주 연속 우승의 낭보를 알려온 것이다.

이렇듯 다른 어떤 종목보다 꾸준히 국위를 선양하고 있는 골프를 남의 이름으로 숨어서 해야 하는 저급하고 부정한 스포츠로 보는 시각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골프는 연 이용인원 3000만명을 초과하는 스포츠다. 야구나 축구 구경을 위해 구장을 찾는 관중보다 3배나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스포츠인 것이다.

그동안 부자들만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해 만들어진 각종 징계성 조치들에 대한 과감한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고위 공작자들도 당당히 자기 이름의 네임텍을 달고, 자기 차를 몰고 와서 당당히 골프를 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먼저 재산세와 개별 소비세를 인하해야한다. 그렇게 되면 그린피(골프장 요금)를 낮출 수 있고, 더 많은 사람들이 골프를 즐길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겨울이나 휴가철만 되면 동남아 등으로 나가는 골퍼들의 발걸음을 국내로 돌리는 것 뿐만 아니라 외국 골프 관광객의 유치도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세금에 발목이 묶여 모든 골프장이 그린피 인하 위주의 영업을 하고 있는 작금의 환경에서 벗어나 창조적이고 특색있는 마케팅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이러한 변화가 초석이 되어 해외 각종 대회에서 박수를 받고 있는 골프 선수들에 이어 우리 나라의 골프 산업도 세계 속에 우뚝 서는 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