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시장이 동면기를 끝내고 기지개를 켤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해외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소비재·에너지·헬스케어·유틸리티 섹터의 패시브 상장지수펀드(ETF) 쪽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소극적으로 대표지수의 흐름을 따라가는 ETF로 외국인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13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펀드의 한국으로의 유동성이 ETF를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4일부터 11일까지 글로벌 펀드의 자금 흐름을 살펴보면 선진국 관련 펀드에서 68억달러가 유입됐고 신흥국 관련 펀드에서 13억달러의 자금이 들어왔다.
ETF는 4주 연속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반면, ETF가 아닌 타 펀드에서는 자금 유입·유출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외국인 비차익 프로그램도 2월 초 이후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시장에 ETF 관련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것은 글로벌 자금이 이머징마켓으로 비중을 확대하고 있는데 따른 동조화 현상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영국·일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자금이 유입됐던 과거와 달리 펀드의 투자 포트폴리오가 신흥국으로 다변화했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에서 자금 유출 및 유럽으로 유입이라는 자금 이동이 가시화된 것에 기인한다. 3월 유럽의 양적 완화가 시작되면 미국에서 유럽으로 자금 이동은 지속되고, 이 과정에서 신흥국으로의 자금 유입도 함께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자금이 이머징마켓으로 유입되고 있는 가운데 지수를 따라가는 소극적인 성격의 지역 관련 자금이 한국으로 유입되고 있다"며 "글로벌 자금이 '유입'으로 턴어라운드한 것으로 이런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섹터별로 보면 소비재, 에너지, 헬스케어, 부동산, 유틸리티 관련 펀드의 지속적인 유입과 원자재, 산업재, 통신 관련 펀드의 유출이 기조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번 주 에너지 섹터로 1억2000만 달러가 유입됐고, 부동산 1억달러, 소비재 4000만달러, 유틸리티900만달러 순으로 자금이 유입됐다.
반면 산업재는 2억7000만 달러, 통신에서는 3000만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