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박근혜 대통령(가운데)은 이완구 신임 총리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직후,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박 대통령을 사이에 두고 이 신임 총리(왼쪽에서 두번째)와 최경환 경제부총리(오른쪽에서 두번째)가 나란이 앉아 있다.(사진 = 청와대)
친박계 총 6명 입각, 당·정·청 소통 강화(?)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이완구 신임 국무총리의 제청을 받아 통일부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금융위원회 등 4개 부처 장관급 인사를 단행했다.
통일부 장관은 홍용표 현 통일비서관을 내정했다. 국토부와 해수부 장관에 현역 의원인 새누리당 유일호, 유기준 의원을 각각 선임했다. 또한 금융위원회 위원장에는 임종룡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내정했다.
□ 친박계 6명 입각, 朴 친정체제 구축…당·정·청 소통 강화될까? = 특히 유일호, 유기준 의원을 국토부와 해수부 장관으로 발탁한 것과 관련해 집권 3년차를 맞아 당·정·청 간 화합을 통해 개혁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해 내각에 입성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부장관과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김희정 여성부 장관까지 더하면 친박계 내각 입성자는 총 6명이다.
총리를 비롯한 장관 18명 가운데 3분의 1이 친박계 정치인들로 구성되어 박 대통령의 친정체제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친박계 친정체제 구축으로 당·정·청 간 소통이 강화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들 6명 대부분이 박 대통령에게 '직언'을 하기보다 청와대 의중에 맞춰 정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말정산 파동 등 잇따른 정책 실기에서 보듯 비박계 중심의 당 지도부와 파열음을 낸 바 있다.
더욱이 유승민 원내대표가 '원조 친박'이라고 해도 당이 국정운영의 중심 역할을 할 것을 공언해 온 데다, 이 총리 임명동의안이 턱걸이로 통과되면서 청와대에 국민 눈높이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공무원연금 개혁이나 증세없는 복지 등에 대한 문제에서 마찰이 생길 수 있다.
□ 인적쇄신 핵심은 김기춘 비서실장 '교체' = 또한 관심을 모았던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 교체는 일단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윤두현 홍보수석은 "비서실장이 그동안 몇 차례 사의를 표명했고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신 것으로 안다"며 "후임 비서실장은 설 연휴가 지난 뒤에 적절한 시기에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완구 총리 지명'을 신호탄으로 한 올해 개각인선이 지난해 말 비선실세 의혹 청와대 문건유출 파동에 대한 인적쇄신 차원에서 진행돼 오고 있어 김 비서실장의 교체와 후임 인선이 핵심이라는 점이다.
일각에선 박 대통령이 비서실장 교체 인사를 미룬 것이 인적쇄신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한 탓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해 말 비선실세 의혹에 이어 연말정산 파동과 서민증세 논란 등으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추락하고 있는 와중에 꺼낸 승부수가 '이완구 총리 카드'였지만 각종 의혹들로 국민 비판여론에 직면했고 임명동의안 처리 역시 가까스로 통과되어 승부수가 '자충수'가 됐기 때문이다.
특히 야권에서는 줄기차게 김 비서실장의 교체를 압박하며 이를 '인적쇄신'의 상징으로 내세우고 있다. 야권에서는 비서실장 인선에 박 대통령의 소통을 강화시킬 인물을 주문하고 있다.
이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지금 거론되는 비서실장 인물도 '그 나물의 그 밥'이어서 정말 국민의 쇄신 요구에 부합하는 새 인물인지 의문"이라며 "국민 요구에 맞는, 국민 기대에 맞는 참신하고 신망 있는 인물을 기용해 주길 바란다"고 압박했다.
□ 朴 대통령 '폐쇄적 인사스타일'…野 반발 부를 인사 대부분 = 하지만 박 대통령 인사 스타일을 감안할 때 야권의 바람이 실현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재까지 거론되는 후보군 역시 친박계이거나 야당의 반발을 불러올 인사들이다.
현경대 민주평통 수석부의장과 권영세 주중대사, 김병호 언론진흥재단 이사장, 김학송 도로공사 사장, 허남식 전 부산시장, 황교안 법무장관 등이다.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고심을 해도 새로운 인물보다는 그동안 호흡을 맞췄던 인물이거나 박 대통령의 폐쇄적 스타일을 그대로 따르는 인사들을 그동안 중용했다는 점에서 인재난은 거듭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