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대정부질문, 여 "국수를 삶아야" VS 야 "자다 봉창"
박근혜 대통령의 "퉁퉁 불어터진 국수를 먹는 우리 경제가 불쌍하다"는 발언으로 인해 여야는 연일 '국수 타령'을 벌이고 있다.
국회 대정부질문 이틀째인 26일 여야는 박근혜 정부의 경제활성화 방안과 증세-복지 논란 등 경제분야에 대한 공방을 이어갔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정부 3년차인 올해 경제활성화의 골든타임임을 강조하며 '국수를 어서 삶아야 한다'(경제활성화 관련 법안 통과)고 주장했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불어터진 국수' 발언을 "자다 봉창 두드리는 소리"라고 맹비난하며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를 비판했다.
새누리당 박명재 의원은 "경제활성화를 위해 박차를 가해야 하는 시점에 나라가 증세와 복지 논쟁에 휘말리고 있다"며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며 현재 복지수준을 유지하고 경기를 활성화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당장 필요한 일은 '불어터진 국수'가 아니라 '아직 삶지 못한 국수', 즉 경제활성화를 위한 11개 법안을 하루 빨리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신동우 의원은 "여야가 경쟁적으로 복지확대를 외쳐가며 지출을 늘렸지만, 이젠 이 상태를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 모두 알게 됐다. 세금을 더 걷어야 하느냐 아니면 복지확대 기조를 조정해야 하느냐 고민할 때"라며 "그러나 그보다 우리 정부의 돈쓰는 방식을 점검해야 한다“고 복지 지출조정을 내세웠다.
반면 새정치연합 장병완 의원은 "민생은 하루하루 버티기 힘들게 무너져 가고, 세금은 올랐는데 증세는 안했다고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는 강변한다"며 "술은 마셨으나 음주운전은 아니라는 말장난에 국민은 정부가 더 잘살게 해주지는 못할망정 거짓말로 속이지 말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 이언주 의원은 박 대통령의 '불어터진 국수'발언에 대해 "이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이야기냐"며 "우리 경제를 불쌍하게 만든 장본인이 누구냐. 국민이냐 야당이냐"고 힐난했다.
이 의원은 "우리 경제를 불쌍하게 만들어 국민을 고통에 몰아넣은 가장 큰 책임은 정부에 있다"며 "이를 야당과 국회에 전가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홍의락 의원은 "경제활성화법을 통과시키면 투자가 살고 경기가 나아지느냐"면서 "불어터진 것이 문제가 아니라 국수 반죽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 간통죄, 62년 만에 역사 속으로…헌재 위헌 결정
그동안 개인의 자유권 침해와 실효성 논란을 빚었던 간통죄가 드디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26일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7대 2 의견으로 "성적 자기결정권과 사생활 비밀 자유를 침해해 헌법에 위배된다"며 간통죄(형법 241조)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의 위헌 결정으로 1953년 제정된 형법 241조는 즉시 효력을 잃게 됐다. 이번 위헌 결정은 지난 2008년 합헌 결정과 비교해 위헌 의견 수가 많아진 점뿐 아니라 결정 내용 자체에서 진일보했다는 평가다.
이에 전문가들과 시민사회단체는 물론 여야 정치권도 환영의사를 밝히고 있다. 대부분 간통죄 자체가 구시대의 산물이고 시대 변화에 따라 사문화돼 폐지되는 것이 올바른 수순이라는 평가다.
새누리당 권은희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세계적인 흐름과 정서에 부합하는 판결이라 생각하고 헌법 재판소의 판결을 존중한다"며 "간통죄 폐지가 가정에 대한 개인의 책임의식을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유은혜 대변인도 "이번 결정은 시대흐름에 따른 사회적 변화를 반영한 것"이라며 "새정치연합은 이번 결정을 존중하면서, 여성과 가정을 보호하고 양성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의당 김종민 대변인 역시 "이번 판결로 간통죄는 62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며 "간통에 대해 국가개입은 과도하고 부적절하다는 결정으로, 헌법에 보장된 사생활의 자유와 성적 자기 결정권을 지키는 의미 있는 판결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