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세는 마지막 수단" = 26일 열린 국회 본회의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정부는 '증세없는 복지'기조에서 한발짝도 양보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야당의 빗발치는 '법인세 인상' 요구에 대해서도 세출구조조정과 세입기반확충이 우선이라며 증세는 최후의 수단임을 밝혔다. (사진 = 김용진 기자)
26일 열린 국회 본회의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의 화두는 단연 '증세'였다.
야당은 '증세없는 복지'가 허구라고 지적하는 한편, 복지를 위해 재벌 대기업에 부과되는 법인세율을 올려야 한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이에 정부는 현 상황에서의 증세는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며, 세출조정과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한 세입기반확충을 우선한 뒤 증세를 논의하는 것이 순서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한편 이날 대정부질문에서는 서민증세 논란을 빚었던 담뱃세 인상과 연말정산에 관해서도 정부와 야당이 날을 맞댔다.
□ 이완구 국무총리 "증세는 없다" = 이날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 참석한 이완구 국무총리는 '증세없는 복지' 정책기조의 유지를 거듭 강조했다.
이 총리는 "기본적으로 금융과세 강화, 비과세·감면 정비, 지하경제양성화를 통해 세입기반을 확충하고 유사사업 통폐합 등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재원을 마련할 것"이라며 "세입기반 확충과 세출구조조정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려는 노력을 먼저 해야한다. 그래도 부족하면 국민과 합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지출을 감당하기 위한 국채발행에 동의하냐는 새정치민주연합 홍의락 의원의 질의에는 "그 문제(국채발행)는 생각해 본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또한 법인세율 인상 등 증세에 대해 비과세감면 축소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법인세율 인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새누리당 박명재 의원의 질문에 대해 최 부총리는 "법인세 인상은 현 단계에서 경기회복을 저해시키는 우려가 있으며, 국가 간 조세경쟁 등을 감안할 때 매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대기업 비과세 감면 쪽을 지속적으로 정비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어 "정부는 경제활성화를 통한 세수확보를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증세는 최후에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비과세 감면 정비, 지하경제 양성화로 세입확충, 지출구조조정 등을 통한 정비를 하고도 재원이 모자라면 증세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담뱃세 인상, 국민 부담 늘어난건 사실" = 이완구 국무총리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담뱃세 인상이 국민건강증진이라는 취지였지만 국민부담을 늘린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연말정산 논란에 대해서는 세부담에 변동이 있었던 것은 맞지만 증세는 아니라는 입장을 취했다. (사진 = 김용진 기자)
□ 정부 "연말정산, 증세 아니다" = 정부는 이와 더불어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연말정산 세금폭탄'에 대해 증세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한 자동차세와 주민세 인상은 국회 동의가 없다면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담뱃세에 대해서는 국민 부담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며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 부총리는 우선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전환됨에 따라 결과적으로 세부담에 변동이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했다.
최 부총리는 "13월의 보너스라고 불리는 연말정산이 13월의 세금폭탄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는 새누리당 이종진 의원의 지적에 대해 "연말정산 결과를 전부 취합해봐야 결과가 나오겠지만 2013년 세법개정 이전에는 연말정산으로 돌려받는 사람이 60%, 더 내는 사람이 40% 이었다면 이번에는 돌려받는 사람이 55%로 낮춰지고, 더 내야하는 비율이 45%로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이번 연말정산이 일부에서는 세부담이 늘고 일부에서는 줄었지만 '세금폭탄'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하지만 이 총리는 "소득재분배를 강화하고 과세 형평성 문제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접근했지만 문제가 있어 재검토 단계에 들어가 있다"며 입장에 차이를 뒀다.
또한 우회증세 논란을 빚고 있는 자동차세와 주민세 인상에 대해서는 "행정자치부는 국민부담을 준다는 이유로 국회의 동의없이는 이부분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 총리는 담뱃세 인상이 국민건강을 목적으로 했지만 국민에게 부담을 준 것에 대해서는 부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새정치 윤호중 의원의 "담뱃에 개별소비세를 부과한 것은 증세가 아니냐"는 지적에 이 총리는 "담뱃값 인상은 국민 건강 차원에서 여야 합의를 거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말정산, 담배값, 농수산물 의제매입 세액공제 상한 둔 것, 폐자원, 중고차 등 부가세 부가 범위 확대가 어떻게 증세가 아닐 수 있냐"는 윤 의원의 지적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의도를 가지고 하진 않았다 생각한다"며 "원론적으로 세율 올리거나 세목을 신설하는 것을 증세로 개념화 하지만 넓은 의미에서 증세 개념은 다각적으로 접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