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여객기, 부기장의 의도적 추락 결론…각 항공사 조종실 규정 '강화'

'독일 여객기 의도적 추락'

프랑스 남부 알프스에 추락해 150명의 사망자를 낸 독일 저먼윙스 소속 여객기 사고를 부기장이 의도적으로 일으켰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각국 항공사들이 조종실 규정 강화에 서두르고 있다.

26일(현지시각) 프랑스 검찰 발표에 따르면 기장이 잠시 조종실을 비운 사이 홀로 남았던 부기장 안드레아스 루비츠(독일·28)가 하강 버튼을 눌러 여객기를 추락시켰다. 특히 조종실 밖으로 나온 기장이 다시 들어가지 못한 점과 조종실 안에 남은 한 명의 조종사가 단독행동을 할 수 있던 점 등은 조종실 관리 규정에 허점이 있음을 입증한 것.

이에 영궁 저가항공사 이지젯은 27일부터 여객기 운항 시간 내내 조종실에 두 명의 승무원이 함께 있도록 조치하기로 결정했다. 중동 최대 항공사인 에미리트항공과 캐나다의 에어 캐나다, 영국의 전세 항공사인 모나크항공, 노르웨이 저가항공사 노르웨이 에어 셔틀 등도 조종실에 2명이 있도록 하는 규정을 만들 방침이다.

독일 항공업협회(BDL) 역시 조종실 2인 규정 도입을 발표했다.

앞서 미국 항공사들은 2001년 9·11 테러 뒤 조종사 2명 중 1명이 조종실을 벗어나면 다른 승무원이 대신 조종실에 들어가 항상 2명이 자리를 지키도록 하는 규정을 도입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사고기가 소속된 저먼윙스를 비롯해 대부분의 항공사는 조종실 2인 규정이 없던 상태였다.

이밖에 기장이 조종실을 들어갈 수 없도록 만든 문 보안체계도 문제다. 9·11 테러 때 테러리스트들이 조종실을 점령한 이후 문은 총격과 수류탄을 견디도록 제작됐으며 정교한 잠금 시스템까지 갖췄다.

응급상황이 아닌 조종사가 의식이 있는 때라면 승인 없이 비상코드로 문을 여는 것까지 막을 수 있다. 결국 이 같은 보안체계가 기장이 조종실로 들어가는 것을 부기장이 마음대로 제어할 수 있게 만들어 이번 사고를 초래한 셈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