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검찰청서 인질극 <사진: YTN 뉴스 캡처>
'터키 검찰청서 인질극'
터키의 테러단체 조직원들이 검찰청에서 검사를 상대로 벌인 인질극이 8시간 만에 종료됐으나 인질은 끝내 구하지 못했고 인질범들 역시 목숨을 잃었다.
31일(현지시각) 낮 12시 30분쯤 극좌성향의 테러단체인 '혁명민족해방전선'(DHKP-C) 소속 조직원들이 이스탄불 검찰청의 메흐메트 셀림 키라즈 검사 집무실에 난입했다.
이들은 키라즈 검사를 인질로 잡은 채 지난 2013년 반정부 시위 당시 최루탄에 맞아 숨진 베르킨 엘반(15) 군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경찰관들이 생방송으로 혐의를 인정하고 항의시위를 벌이다 구속된 사람들의 석방을 요구했다.
앞서 엘반 군의 가족은 그가 2013년 6월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 때 빵을 사러 가다가 최루탄에 맞아 9개월간 혼수상태에 빠진 뒤 숨졌다고 말했지만 터키 정부는 엘반 군을 테러리스트라고 주장했다.
이에 인질범들은 엘반 군 사망 사건을 수사하던 키라즈 검사의 머리에 총을 겨눈 사진을 트위터에 공개하면서 요구 사항을 3시간 안에 수용하지 않으면 검사를 죽이고 청사 안에 설치한 폭발물을 터뜨리겠다고 협박했다.
경찰은 인질범들이 요구한 중재자를 통해 석방 협상을 벌였으나 6시간 뒤 청사 내에서 폭발음과 총성이 들리자 특공대를 투입하며 구출작전에 돌입했다. 특공대 투입 직후 인질범 2명이 사살됐고 키라즈 검사는 몸 여러 곳에 총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치료 도중 숨졌다.
셀라미 알트녹 이스탄불 경찰서장은 작전 종료 뒤 "우리는 아무도 다치지 않고 해결하기를 바랬지만 전화로 협상하다 총성을 들어 작전을 개시했다"고 설명했다. 일부 현지 언론들이 인질범과 검사 외에도 변호사 1명이 총상을 입었고 폭발물이 3차례나 터졌다고 보도했으나 알트녹 서장은 확인을 거부했다.
한편 DHKP-C는 지난 1월 이스탄불 돌마바흐체궁전 앞에서 벌어진 경찰을 겨냥한 수류탄 공격은 엘반의 죽음에 대한 복수라고 선언한 바 있다. 이들은 2013년 2월 수도 아카라의 미국 대사관 입구에서 자살 폭탄 테러를 벌였으며, 당시 대사관 경비 1명과 테러리스트 1명 등 2명이 사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