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개혁 난항, 김무성-문재인 '네 탓 공방'

◈ 김 "野 개혁의지 없다는 속내" VS 문 "정부여당 할 일 다 하고 있나"

공무원연금개혁 실무기구의 활동시한을 놓고 여야 대립이 극에 달하고 있다.

공무원연금개혁에 난항을 겪자, 앞서 청와대 회동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며 합의의 진전을 보였던 여야 대표들까지 상대를 향한 날선 비판에 나서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1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실무기구 활동시한을 정하지 말 것을 주장하는 새정치연합을 향해 "개혁 의지가 없다는 속내"라며 문 대표의 '결단'을 촉구한 것에 대해 "오히려 정부여당이 해야 할 바를 다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반격했다.

문 대표는 이날 광주광역시 남구 빛고을건강타운에서 배식봉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해서 성의 있게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실무기구 활동시한을 정하지 말 것을 주장한 새정치연합을 겨냥해 "국민에 대한 약속 파기이자 야당 스스로 개혁 의지가 없다는 속내를 국민 앞에 드러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김 대표는 "공무원 표를 의식해 4·29 재·보궐선거 이후로 이를 미루려는 생각은 절대 용납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 대표를 향해 "지금 새정치연합과 문재인 대표에게 가장 요구되는 것은 바로 정치적 손익을 따지지 않고 오로지 나라와 국민의 미래를 생각하는 결단력"이라고 압박했다

유승민 원내대표 역시 문 대표를 겨냥, "국가지도자라면 국가의 장래를 위한 개혁에 결단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면서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해 문재인 대표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문 대표는 "정부는 처음부터 정부안을 제대로 내놓지도 않고 여당안의 뒤에 숨었다. 그리고 그 여당안은 소득대체율을 국민연금 수준으로 낮추고 하박상박(下薄上薄)으로 공무원들의 노후소득 보장을 아주 어렵게 만들면서 재정절감 효과도 별로 없는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또 "지금은 여당이 그 안을 걷어 들이지도 않고 수정안을 내놓지도 않으면서 김용하 교수안 뒤로 숨고 있다"며 "그에 대해서 우리 당은 공무원들이 그나마 동의할 수 있는 근접된 안을 제시했고 지금까지 대타협기구 내에서 공무원단체를 설득하고 동의를 얻는 역할을 주도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무원단체를 비롯한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하는 것이 정부여당의 책임 아닌가"라며 "지금부터라도 공무원단체들과 함께 동의를 얻으면서 논의를 이끌어나가는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우리 당의 안에 김용하 교수안도 거의 근접하고 있고 공무원단체 안도 근접하고 있다"며 "정부여당이 한두 걸음 더 다가오면 공무원연금 개혁은 반드시 성사되리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 靑, 대야소통 나서…野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문제 지적
 
4월 국회 핵심 사안인 공무원연금 개혁과 오는 16일 1주기를 맞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 논란이 되는 세월호특별법 등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청와대가 대야소통에 나섰다.

1일 청와대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해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조윤선 정무수석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지도부가 여의도 한 식당에서 오찬 겸 소통의 자리를 가졌다.

1시간10분 동안 이뤄진 이 자리에서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지도부는 세월호 특별법과 공무원연금개혁, 개헌 등 현안에 대해 요구사항을 전달했고, 청와대 측에서는 주로 경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야당은 세월호특별법 시행령에 대한 조치를 강하게 요구했다.

함께 배석한 서영교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세월호특별법 시행령과 관련해 "여야가 (합의해서) 세월호 특별법을 만들었는데 정부가 추진하는 과정에서 시행령이 그 취지에 어긋나 문제가 있다"며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우 원내대표는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해 "(정부여당이) 토끼몰이 하듯이 해서는 안 된다. 새누리당이 압박을 하는 모양새는 좋지 않다. 대통령이 말씀을 하시는 모양새도 압박하는 듯한 모양이라 좋지 않다"며 "정부도, 새누리당도, 공무원도, 야당도 최선을 다해서 서로 설득하고 이해를 구하고 양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병기 실장은 "대통령은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이지, 여당에 지시하거나 야당에 압력을 넣을 뜻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개헌과 관련해 우 원내대표는 "개헌의 문제는 당파적 이해관계가 아니다. 나라를 위해 개헌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지금 권력구조로는 우리가 정권을 잡아도 반대하는 야당이 생길 수밖에 없다. 논의를 해서 나라를 발전시킬 수 있는 개헌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 대변인은 청와대 관계자들이 "소통을 잘 하겠다", "야당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 "오늘 말씀도 잘 귀담아 듣겠다"고 답하고 야당의 요구에 많은 공감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우 원내대표도 이날 간담회에 대해 "소통하는 자리였다. 할 얘기는 했다"며 "비서실장 입장에서 답을 주기는 어렵지 않나. 비서실장은 '(대통령께) 잘 전달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