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나성동 국세청사 전경.
연예인 송혜교 씨의 탈세 논란으로 문제가 됐던 모범납세자 제도에 대해 국세청이 메스를 가하고 나섰다. 모범납세자가 세무조사 유예 혜택을 악용해 탈세하는 일을 막기 위해 사후관리를 철저히 하는 한편 필요시 모범납세자 표창을 취소하는 규정을 마련한 것이다.
국세청은 3일 모범납세자의 사후관리를 강화하는 내용의 '모범납세자 관리 규정 개정안'을 행정예고하고 오는 21일까지 관련 의견을 수렴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기존 국세청 지침에 의해 실시하던 모범납세자에 대한 사후검증을 명문화해 규정에 의해 사후검증을 실시하도록 했으며 검증 결과에 따라 모범납세자 표창이나 선정을 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그동안에는 모범납세자 선정이 취소됐더라도 국세청 내 전산에 실시간으로 반영되지 않아 선정이 취소된 모범납세자가 혜택을 그대로 받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다.
이를 막기 위해 국세청은 지난 2월 개통한 차세대 국세행정시스템(TIS)을 활용해 모범납세자선정 취소 내용을 즉각 반영해 증명서 발급이나 병원, 콘도 이용 등의 사회적 우대혜택을 받지 못하도록 할 방침이다.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새정치민주연합 김영록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9년 선정된 모범납세자를 세무조사 유예 기간인 3년이 지난 후 세무조사한 결과 925억원을 추징했으며 2010년에는 947억원, 2011년에는 797억원을 추징했다.
모범납세자가 세무조사 유예혜택을 받는 기간을 이용해 수백억원을 탈루한 것이다. 연예인 송 씨도 이를 악용했다는 비난을 피해가지 못했다.
조사모범납세자에 대한 기준도 변경됐다.
조사모범납세자란 세무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했다는 사실이 드러날 경우 조사국에서 선정하는 것으로 수입금액 3000억원 이상의 대기업은 선정에서 제외됐었다.
대기업은 모범납세자로 선정되더라도 조사유예 혜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조사모범납세자 선정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납세자들은 3000억원 이상의 대기업은 성실하게 세금납부를 하지 않아 선정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었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조사모범납세자 세무조사 유예 혜택 배제대상을 '수입금액 3000억원 이상으로 모범납세자가 조사대상자로 선정된 때'를 '모범납세자가 순환조사대상자로 선정된 때'로 변경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수입금액 3000억원 이상의 대기업은 규정 개정 이후에도 조사모범납세자로 선정되지 않는다"며 "다만 오해의 소지가 있어 문구만 개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