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동영, '朴정부-무능야당 심판' 내세워…두 마리 토끼 잡기(?)
4·29 재·보궐선거가 실시되는 4개 선거구 가운데 서울 관악을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2007년 대선 후보였던 정동영 전 의원(사진)이 3일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 국민모임 후보로 출마할 뜻을 밝히면서 관악을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정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관악구 삼성동 시장 내 공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정권에 대해 확실한 심판을 하려고 관악에 왔다"며 "관악 주민은 박근혜 정권에 전면전을 선포해주셔야 한다"며 공식 출마선언을 했다.
그는 "이번 보궐선거에서 어떤 경우에도 새누리당이, 박근혜 정권이 다시 승리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시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며 "민주주의 파괴를 되돌리려면 여러분들이 주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 이번 보궐 선거가 헌법재판소의 옛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에 따라 치러지게 된 점을 언급하며 "이제 종북몰이로 마녀 사냥하는 대한민국 종북론은 박물관으로 보내고 정치는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 전 의원은 "국민모임, 정동영의 승리는 박근혜 정권에 대한 진정한 심판, 무능한 야당에 회초리를 드는 일"이라고 새정치연합을 겨냥하기도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오른쪽)가 권노갑 상임고문(왼쪽)을 오는 5일 만나 4·29 재·보궐선거 지원을 부탁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사진 = 새정치연합)
대선 주자였던 정 전 의원이 3일 서울 관악을 출마선언을 하자 새정치민주연합은 뒤숭숭한 분위기다. 전통 지지층인 호남 출신 유권자들이 많아 야권 표가 양분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일보가 이날 발표한 여로조사에 결과에 따르면 서울 관악을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가 34.3%로 새정치연합 정태호 후보(15.9%)의 두 배 이상의 격차를 벌린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가 13.3%였다.(유선 무작위 방식, 95%신뢰수준 표본오차 최대 ±4%)
'어부지리' 승리를 점치고 있는 새누리당은 앞서 당 지도부가 나서 오 후보를 뒷받침하기 위해 지역 예산 공약과 41년 아파트 재건축 허용을 담은 '오신환 특별법'까지 내걸어 유권자의 환심을 사고 있다.
새정치연합 표정은 난감 그 자체다. 정태호 후보는 문재인 대표의 최측근이지만 정 전 의원보다 인지도가 약해 당의 절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의 측근들인 동교동계 인사들이 선거지원에 나서지 않을 뜻을 밝히면서 당 선거 전략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이에 문재인 대표는 전날(2일) 전·현직 지도부 원탁회의에 이어 오는 5일 동교동계 좌장인 권노갑 상임고문을 만나 선거지원을 읍소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수 대변인은 이날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단결해야만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다고 유지를 남겼고 그런 것들에 대해서 동교동계도 공감하고 있다"며 "5일에 문 대표와 동교동계 핵심인 권노갑, 임채정, 김원기 세 분의 고문을 모시고 '원로와의 대화' 모임을 가질 예정이며 이 자리에서 정태호 후보를 돕겠다는 의지표현이 있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김 대변인은 "동교동계가 등을 돌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있는데 저희가 보기에는 실제 현상과 어긋나게 과도히 해석되는 측면이 있다"며 "동교동계가 모여서 돕지 않겠다고 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했다.
권 상임고문 역시 '당의 단합'을 유지로 남긴 김 전 대통령의 뜻에 따라 4·29 재보선에 전면으로 나서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 최고위 한 관계자는 "권 고문께서는 항상 '당의 단합'을 강조하셨기 때문에 이번에도 크게 도움을 주실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에 계신 큰 어른이고 지난 비대위 때나 당이 어려울 때마다 버팀목이 되어주셨다"고 강조했다.
새정치연합은 권 고문이 선거지원에 나설 경우 호남인이 다수 거주하고 있는 서울 관악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의 오 후보 띄우기를 위한 예산 폭탄 공약 등에 대한 공세도 시작했다.
강선아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새누리당의 '오신환 특별법'과 지역 예산 공약등에 대해 "지역주민을 호도하고 있다"며 "아무리 선거가 급하다지만, 이런 식으로 주민을 눈뜬 장님취급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강 부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국민대통합 공약 후퇴와 세월호 참사 문제 등을 지적하며 "새누리당이 빨간 앞치마를 두르고 나와 인기 절정의 연예인을 흉내 낸다고 해서 또다시 국민을 상대로 하는 거짓말이 통할 리 없다. 새누리당은 헛된 거짓말공약 그만두라"고 비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