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로고 정의의 여신상
자신이 담당한 세무조사 업체로부터 뇌물을 받고 파면당한 전직 세무공무원에게 당국이 '징계부가금'을 내도록 한 것은 정당한 처분이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재판장 김정숙 부장판사)는 최근 세무공무원 황 모씨가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상대로 낸 징계부가금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황 씨는 고의가 있어야만 처벌하는 뇌물수수죄에 관해 유죄판결까지 받았는바, 비위 정도가 경과실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징계부가금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결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황 씨는 1993년 세무공무원으로 임용돼, 지난 2012년부터 2013년 초까지 서울지역 일선 세무서 조사과에 근무했다.
그는 2012년 알앤엘바이오(현 케이스템셀)에 대한 세무조사를 담당하면서 회사 관계자로부터 세무조사 편의 등을 명목으로 현금 800만원을 받았다.
황 씨는 얼마 후 이 범죄사실로 공소가 제기돼 제1심 법원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800만원, 추징금 800만원을 선고받았다. 1심 판결에 대해 황 씨와 검사가 모두 항소했으나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에서 항소를 기각해 1심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한편 황 씨는 자신의 범죄행위와 관련해 징계절차에 회부됐고, 서울지방국세청장은 황 씨에게 파면 및 징계부가금 1600만원을 부과했다.
국가공무원법은 징계부가금에 대해 '징계 사유가 금품 및 향응 수수 등인 경우에는 해당 징계 외에 금품 및 향응 수수액의 5배 내의 징계부가금 부과 의결을 징계위원회에 요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공무원징계령 시행규칙에는 징계부가금의 부과 기준을 정하면서 비위의 정도 및 과실 여부에 따라 4가지로 분류해 놓고 수수액의 최대 5배까지 물도록 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황 씨는 자신이 이미 형사처벌을 받아 벌금 800만원, 추징금 800만원 등 합계 1600만원을 지급한 이상 추가로 징계부가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항변했다.
그는 또 자신의 비위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인 경우에 해당한다며 징계부가금 부과배수도 가장 낮은 단계인 1~2배로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사건으로 인해 공무원의 지위를 상실하고 6개월 간 수감생활까지 했다"며 "1600만원의 징계부가금을 내도록 한 것은 재량의 범위를 일탈해 위법하다"고 맞섰다.
그러나 행정법원은 "황 씨가 고도의 신뢰성과 청렴성을 필요로 하는 세무공무원으로서의 의무를 위반했고, 이로 인해 세무공무원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야기하고 세무공무원 전체의 품위를 손상시켰다"며 "당국의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해 당국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직무와 관련된 금품수수 비위에 대해서는 엄중히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고, 황 씨가 수수한 금액이 800만원으로 다액인바 비위 정도가 약하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참고 판례 : 2014구합747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