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의 '독설', "박 대통령 지금 순방갈 때인가"

새정치민주연합은 17일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1주기와 성완종 리스트 파문 등으로 정국이 비상인 상황에서 전날(16일) 중남미 순방을 떠난 것에 대해 "무책임하다"고 맹비판하며 재보선 지지를 호소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전날 세월호 1주기를 맞아 전남 진도 팽목항을 찾았지만 유가족들이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기와 세월호 인양 문제 등에 대한 항의로 분향소에 발을 들여놓지 못했다.

또한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관련, 구체적 정황이 터져나오는 이완구 국무총리 사퇴론 등을 상의하기 위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긴급 회동을 가졌지만 "순방 후 결정"할 뜻을 밝혔다.

이에 문재인 대표는 이날 서울 관악구 난향 꿈 둥지에서 현장최고위원회를 열고 "(성완종 리스트 파문은) 박근혜 정권의 도덕성과 정통성이 걸린 사건"이라며 "그런데도 대통령은 아무 조치 없이 수사를 받아야 할 총리에게 권한대행을 맡기고 12일간 순방을 떠났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이 남일 말하듯 할 사건이 아니다"며 "무책임하고 답답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표는 "역사의 박물관으로 사라진 줄 알았던 정권의 부정부패가 다시 살아나 대한민국 앞길을 가로막고 있다. 자신과 관련된 정권 차원의 일"이라며 "최측근을 보좌한 전현직 비서실장과 현직 국무총리, 당 사무총장들이 집단적으로 뇌물 비리에 연루됐다"고 꼬집었다.

이어 "더욱 심각한 것은 (성완종 리스트 속) 8인 중 이완구 총리와 홍준표 지사 외에는 모두 박 대통령 자신의 경선자금과 대선자금, 해외순방 비용과 관련된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전날 세월호 참사 1주기와 관련해서 "대통령은 추도식을 외면했다. 특별법에 위반되는 시행령을 철회하고 세월호 인양 방침을 분명하게 밝혀 달라는 유족들의 최소한의 요구조차 들어주지 않았다"며 "시행령은 대통령령인데 대통령은 원만히 해결하라고 남일 말하듯 했다"고 거듭 비판했다.

문 대표는 "관악은 박근혜정부의 무능과 경제실패로 가장 어려움을 겪는 곳"이라며 "서민들이 많은 민생 1번지. 단 한 번도 부패세력을 용인해주지 않은 비판정신이 살아있는 곳이다. 이제 관악을 주민들이 재보선에서 국민 지갑을 터는 세력을 심판하고 국민지갑을 지킬 세력을 선택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호소했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정부는 이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지경이다. 결국 경제 안보, 인사무능에 더해 부정부패만을 떠안는 형국"이라며 "박근혜 정부 최우선 과제는 해외순방이 아니라 책임 있는 지도자로서 국민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우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을 향해 "자기에게 최소한 책임 있다고 국민에 죄송하다는 사과한마디 없이 출국했다"며 "박근혜정부는 더 늦기 전에 성완종 리스트 연루자들의 공직을 사퇴시켜야 한다. 그리고 철저한 수사를 약속해야 한다"고 이 총리와 이병기 비서실장의 사퇴를 압박했다.
 
이어 새누리당을 향해서도 "친박 비리게이트의 본질을 호도해선 안 된다. 물귀신 작전, 물타기로 본질을 흐리는 정쟁을 더 하지 말라"며 "관악을 재보선은 초유의 부정부패 정권을 심판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이 총리를 향해 "12일 동안 시간 끌다 사태가 유야무야되길 바란다면 심각한 착오"라며 "나흘간 진행된 대정부질문에서 밝혀진 것은 딱 하나, 국무총리가 말끝마다 거짓말을 한다는 것이다. 이쯤에서 물러나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거듭 총리직 사퇴를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