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위, 법안심사 활동 언제 하시나요?" =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둘러싼 여야 간 갈등으로 인해 국회 상임위원회별 법안심사 활동 일정을 정해지지 않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오는 21일 전체회의를 열고 소위원회의 법안심사 일정을 조율할 계획이지만, 야당이 성완종 리스트에 거론된 여권 핵심 인사들을 겨냥하는 데 당력을 집중할 방침으로 알려진 있는 상황이라는 측면에서 순탄하게 합의를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사진 김용진 기자)
'성완종 블랙홀'에 중요한 국정현안들이 국회에서 줄줄이 표류하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 국민적 조세저항을 불러 일으켰던 '연말정산 대란'의 폭풍마저 완전히 잠재운 모양새다. 연말정산 보완대책 등 세법을 심의해야 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세부 의사일정과 상정할 안건 등을 확정하지도 못했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정국을 강타하면서 국회가 그야말로 공황 상태가 빠진 것이다.
당장 내달(5월)부터 연말정산 추가 환급절차가 이루어져야 하지만, 관련 법안(연말정산 보완책) 처리가 불투명해지면서 2차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따르면 국회는 지난 17일부터 각 상임위별 법률안 등 안건 심사에 돌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국이 성완종 리스트 논란에 매몰되면서 주요 상임위 일정 합의에 난항을 겪고 있다.
실제 연말정산 보완대책을 비롯해 경제 현안과 직결되는 법안을 심사하는 기획재정위원회는 구체적인 법안 심사가 이루어질 소위원회 일정을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기재위에는 연말정산 대란을 잠식시키기 위한 소득세법을 비롯해 2월 임시국회서 처리하지 못한 '상속세 및 증여세법'과 '非예산부수법안(국제징수법, 조세범처벌법 등)' 등이 계류되어 있다.
4월 임시국회가 보름도 채 남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해 가까스로 오는 21일 기재위 전체회의를 열겠다고 잠정 합의한 상태이지만, 상임위 문이 열릴지는 미지수다.
야당이 성완종 리스트에 거론된 여권 핵심 인사들을 겨냥하는 데 당력을 집중할 방침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연말정산 관련한 대책의 효과에 의문점을 제기하면서 법안심사 단계 전부터 강하게 브레이크를 걸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여당은 "여야가 정쟁을 자제하고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고 법안 처리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연말정산 보완대책 등 국정현안 표류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보완책을 담은 세법개정안이 순탄하게 4월 임시국회를 통과해야만 당장 내달부터 작년 소득분에 대한 재정산을 통해 환급절차가 이뤄진다.
하지만 국회가 성완종 공방으로 매몰되면서 법안처리 동력이 한 풀 꺾였다. 최악의 경우 수천억원에 달하는 환급절차가 공중분해 되면서 '제2의 연말정산 대란'이 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보완책이 작동될 경우 약 541만명에 달하는 근로자들의 세부담이 4227억원 줄어들며, 1인당 평균 8만원 가량을 환급세액으로 돌려받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완대책 관련 세법개정안이 국회 벽을 넘지 못하면 올해 연말정산으로 추가납부 세액이 발생한 근로자들에게 돌아가는 환급금도 없다는 소리다.
기재위 내부에서도 보완대책을 놓고 근로자들의 세부담을 덜어주자는 취지에서는 이견은 없었으나, 법안처리 등 세부 심사단계 절차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기재위 관계자는 "21일에 열릴 예정인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법안 심사 일정 등에 대한 안건을 심의할 예정이다"면서도 "연말정산 보완대책을 대해서는 여야 간 세부내용을 달리 가져가고 있어 법안처리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