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코스닥이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혔다. 연초 상승 랠리를 거듭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하던 내츄럴엔도텍(168330)(73,700원 12,900 -14.90%) 발(發) 쇼크에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하면서 급락한 것.
2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703.34로 전날 대비 11.18포인트(1.56%) 하락했다. 718.89로 0.61% 상승하며 출발한 지수는 오전 중 720선을 돌파하면서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는 듯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외국인과 기관이 돌연 매도 물량을 쏟아내면서 장중 한때 675.95포인트까지 약 5% 넘게 밀렸다. 이후 낙폭을 좁히면서 700대를 탈환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상승세를 타던 다수 종목이 급락 전환하는 등 타격이 컸다.
거래도 폭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은 7조377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00년 2월14일 6조4210억원을 기록한 지 15년여 만에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코스닥의 이날 급락은 ‘가짜 백수오’ 논란에서 비롯됐다. 내츄럴엔도텍을 코스닥 시총 10위권 기업에 올려 놓은 건강 보조식품 ‘백수오’를 둘러싼 논란이 제기되자 코스닥 시장 전체가 휘청거렸던 것.
이날 한국소비자원은 시중 유통 중인 백수오 제품 32개에 대해 유전자 검사를 한 결과, 실제 백수오를 원료로 사용한 제품은 3개(9.4%)에 불과했다고 발표했다.
내츄럴엔도텍 측은 “소비자원이 분석한 백수오 샘플은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유전자 검사를 한 결과 (백수오 모양과 비슷한) ‘이엽우피소’가 검출되지 않았던 샘플”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내츄럴엔도텍은 올해 코스닥의 대표적인 모범생이자 스타주다. 백수오의 해외 판매 증가 기대 심리로 투자자의 러브콜을 받으면서 지난달 코스닥 시가총액 10위권에 안착했다. 작년 8월 2차 무상증자 권리락에 따라 주가가 4만원대로 하락한 이후 최초로 지난달 주가가 8만원대를 돌파한 바 있다. 이날은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지면서 7만3700원에 마감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코스닥 상승 와중 발생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해석하고 있다. 주가 조정 시기가 올 때가 되기는 했으나 코스닥을 최근 떠받치던 대형주의 이슈에 따라 잠시 쇼크를 받았다는 것이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외국인 수급이 양호하고 환율 역시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면서 “내츄럴엔도텍의 원재료 의혹과 신원의 탈세 혐의 소식 등이 겹치면서 그간 가파르게 오른 데 따른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했다”고 밝혔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의 신용융자 잔고가 코스피를 초과한 지가 한 달이 넘었고 상승 속도가 빨라지면서 종목, 업종 구분 없이 과열 양상이었다”며 “그런 상황에서 특정 업체 이슈로 와르르 무너진 것인데 한 번 쉬어 갈 타이밍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