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조세소위원들 어디갔나 = 30일 오전 열린 조세소위도 파행됐다. 야당은 당초 정부에 요구한 연말정산 결과 데이터를 받았지만 논의에 응하지 않았고 또 다른 논점인 총급여 5500만원~7000만원 구간의 세부담 경감이라는 논제만 던진 채 사라져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정부는 야당에 연금저축 세액공제율을 조정하는 방안을 제시했고, 야당은 근로소득공제를 수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알려졌다.
연말정산 보완대책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의 심의 과정이 순탄치 않다. 세법을 심의하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조세소위)가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고, 여야 의견 대립으로 파행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내달(5월)부터 실시될 예정인 연말정산 추가 환급절차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연말정산 보완대책이 올해부터 소급적용 되어 환급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입법화가 절실한 상황인데, 여야 간 이렇다 할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쟁점은 '총급여 5500~7000만원' 구간의 세부담 경감 대책.
30일 개최 예정이었던 조세소위에서는 이 같은 방안을 놓고 논의를 펼치려고 했으나, 야당 의원들의 집단 불참으로 끝끝내 열릴지 못했다. 현재(30일 기준)까지 4번의 소위일정을 소화했으나, 보완책에 대한 여야 간 입장만 표명됐을 뿐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연말정산 보완책을 통해 연금저축 세액공제율을 종합소득금액 4000만원 이하, 총급여 5500만원 이하 근로자에 한정, 현행 공제율인 12%에서 15%로 늘리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5500만원 이하 급여 구간에 대해서만 집중되어 있는 정부의 보완책에 야당이 제동을 걸며, '5500~7000만원 이하 급여구간'에 대한 세부담 경감대책이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세법심의가 난항을 겪었다.
정부는 야당의 요구에 부응해 총급여 5500만원~7000만원 구간의 근로자도 15%의 연금저축 세액공제율을 적용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연금저축 세액공제율 인상에 대해 야당은 "사적연금 시장의 배만 불려줄 수 있다"고 반박하면서 해당 급여구간에 대한 '근로소득공제율' 혜택을 확대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정부와 여당은 근로소득공제율 상향 조정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뜩이나 어려운 나라곳간 사정에 더 큰 세수가 빠져나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나성린 새누리당 의원은 "총급여 5500만원에서 7000만원 구간 근로자의 세부담을 경감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라며 "야당은 근로소득공제를 조정하자고 하지만 기술적으로 힘들다. 연금저축 세액공제율을 조정하는 것 말고는 별다른 방안이 없어보인다"고 말했다.
4월 임시국회 회기(내달 6일까지)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으나, 세법을 심의해야 할 조세소위의 파행이 거듭되면서 '연말재정산'이 실시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연말정산 보완책 손질 작업을 위한 소위일정도 잡히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연말정산 보완책의 입법화 실패로 '제2의 연말정산 대란'이 찾아오는거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조세소위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보완책에 대한 여야 간 합의된 내용은 없다"며 "향후 조세소위 일정도 확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