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병원 신경외과 연구팀(왼쪽부터 정천기 교수, 김영훈 교수)
국내 최초로 신체 운동기능을 관장하는 대뇌 전두엽의 '운동중추부위(중심앞이랑)'에 생긴 종양을 신체 마비 등 합병증 없이 제거할 수 있는 결과가 발표돼 주목받고 있다.
서울대학교병원 정천기(신경외과) 교수와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김영훈(신경외과) 교수 연구팀은 국제 저명 미국 신경외과 학술지 최신호에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마취를 통해 환자의 통증을 억제하고, 의식은 깨운 상태에서 팔, 다리 등 신체 마비 정도를 상시로 체크했다"며 "중심앞이랑에 발생한 종양 등을 성공적으로 절제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연구를 통해 중심앞이랑의 위쪽, 뒤쪽 부위를 절제했을 때 수술 후 마비 발생확률이 유의하게 높다는 사실도 새롭게 밝혀졌다.
뇌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대뇌는 수많은 신경세포의 집합은 대뇌피질로 덮여있다. 대뇌피질은 감각, 운동, 언어 등 고차원적 기능을 결정하는 중추로 부위에 따라 기능이 다르다.
또한 대뇌피질 중 전두엽과 두정엽 경계에 위치한 중심앞이랑은 신체 움직임을 결정하며, 이곳을 전기적으로 자극하면 반대편 신체에서 특정 운동과 관련된 근육이 수축한다.
이 때, 중심앞이랑에 종양이 생기면 반대쪽 팔, 다리, 안변에 마비가 오는 등 운동장애가 생겨 종양 제거를 위해선 수술이 필요하다.
하지만 문제는 수술로 인한 중심앞이랑의 손상은 운동장애를 낳는 경우가 많아 수술이 거의 불가능했다.
연구팀은 환자를 깨운 상태로 수술하는 '각성시 뇌수술'을 33명에게 시행했고 그 결과 10명은 수술 후 합병증이 없었으며 22명은 마비 증세를 보였다.
마비 증세 환자 중 17명은 수술 3개월 내 상태가 호전됐으며 5명만이 경미한 마비와 감각 이상으로 일상생활이 지장이 없는 수준의 마비 증세를 보였다.
정 교수는 "대뇌 전두엽의 운동중추부위에 발생한 질환은 운동장애를 일으키는 합병증 때문에 제대로 치료가 이뤄지지 못했다"며 "이번 수술은 문제가 되는 부위를 제거함과 동시에 환자의 신경학적 상태를 철저히 검사할 수 있어 합병증을 최소화 한다"고 설명했다.
또 김 교수는 "그간 이뤄지지 못했던 수술을 성공적으로 해냈다"며 "구체적 수술부위에 따른 합병증 위험도 최초로 밝혀졌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