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한국(최근)-일본(20년전) 국세수입 추이 비교
"세입실적 유지되고 있으나…감세정책은 신중"
우리나라가 급격한 세수증가세 둔화를 겪고 있는 일본 경제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비과세·감면 등 감세정책을 지양할 필요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9일 김성태 KDI 거시경제연구부 연구위원이 발표한 '최근 국세수입에 대한 평가 및 시사점 : 일본과의 비교를 중심으로'란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구조개혁을 통해 경제전반의 역동성을 제고하지 않을 경우 세원이 약화되면서 과거 일본의 경험을 되풀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국세수입은 경제성장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우리나라의 경우 명목성장률 1%p 하락은 약 2조원의 세입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최근 상황과 20년 전의 일본 경제상황이 비슷하다는 점에서 1900년대 이후 일본의 세수부진 현상을 근거로, 향후 우리나라의 중장기 조세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양국 간 국세수입은 비슷한 추이를 보이고 있다.
실제 일본의 경우 국세수입은 1990년 60조엔 초반(GDP 대비 14% 내외)에서 2012년에는 약 45조엔(GDP 대비 9.6%)까지 하락했다. 우리나라도 2000년대 들어 금융위기 이전까지는 연평균 국세수입 증가율이 8.3%를 기록했으나, 금융위기 이후인 2010년부터는 4.6%까지 하락했다.
국세수입 부진은 명목성장률 하락에 있다. 일본의 명목성장률은 연평균으로 1980년대 후반까지 6% 내외를 시현했으나, 1990년대에는 1% 내외로 급락했다. 우리나라도 명목성장률이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대에 9.7%였으나, 이후 크게 낮아져 2012년부터는 3%대에 정체되어 있는 모습이다.
김 연구위원은 "한국과 일본의 명목성장률 추세는 20년 정도의 시차를 두고 매우 유사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최근의 낮은 명목성장률이 향후에도 지속될 경우 일본과 같은 심각한 국세수입 부진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특히 우리나라와 일본 모두 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일본은 소비세)가 세수의 75~8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세목별 부담률 변화가 전체 국세수입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노릇.
우선 일본의 경우 국세수입 70%(1990년 기준) 정도를 차지하던 소득세 및 법인세에 대한 대규모 감면을 실시하면서 구조적으로 부담률이 낮아졌다. 부가세 부담률은 소비세율 인상으로 상승했으나, 전체 국세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 소득세 및 법인세 관련 감세의 부정적인 영향을 일부 상쇄하는 데 그쳤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금융위기 이후 소득세 및 부가세 부담률이 상승하면서 법인세 부담률 하락을 상쇄했다. 실제 금융위기 이후 소득세 및 부가세 부담률 상승에 기인하는 세입 증가분은 약 13조원 인데 반해, 법인세 부담률 하락에 따른 세입 감소는 4조원에 불과했다.
김 연구위원은 "향후 우리나라의 국세수입은 성장세가 지속되면서 세원증가세가 유지되는 한, 과거 일본의 경험과 같이 구조적으로 약화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근 경제성장률 하락에 기인하는 주요 세원의 증가세 둔화가 국세수입 부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으나, 세원 대비 세입실적은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일본과 같은 급격한 세수증가세 둔화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경상성장률 하락추세를 완충하는 한편 감세정책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김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김 연구위원은 "경장성장률 하락추세를 완충하기 위해서는 구조개혁을 통해 실질성장률을 제고하고 물가상승률이 지나치게 낮아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며 "이와 함께 감세 및 비과세·감면 정책 등에 의해 세입기반이 구조적으로 약화될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