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세 자매, "사는 게 힘들다" 유서 남기고 숨진 채 발견…자살 동기 '불분명'

'부천 세 자매'

경기도 부천에서 세 자매가 유서를 남기고 동시에 숨져 세간에 충격을 안겼다.

지난 25일 부천 원미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쯤 A(33·여), B(31·여) 씨가 부천의 한 아파트 주차장 입구 바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의 막내 동생 C(29·여) 씨는 아파트 집 안방에서 사망한 상태였다.

이 아파트 경비원은 화단에서 '쿵'하는 소리가 나는 것을 듣고 확인한 결과 여성 두 명이 쓰러진 것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A, B 씨는 12층 베란다에서 투신해 주차장 플라스틱 지붕을 뚫고 바닥에 떨어지면서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C 씨에 대해서는 목이 조임을 당한 흔적이 나왔으나 살해 가능성이 부검 결과가 나와야 정확히 판단될 것으로 보인다.

숨진 세 자매는 다섯 자매 중 셋째~다섯째로 이들의 언니 2명은 출가해 따로 사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자매는 어린 시절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와 함께 생활해왔다. 어머니는 전날 A, B 씨가 TV를 보는 것을, C 씨가 자는 것을 확인한 뒤 잠자리에 들어 딸들의 투신 사실을 바로 알지 못했다.

사건 초기 경찰은 숨진 세 자매가 "사는 게 힘들다. 죽으면 화장해달라"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겨 생활고를 비관해 자살한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이들이 살던 아파트는 어머니의 소유였고 특별한 부채도 없어 생활고가 직접적인 자살 동기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어머니는 경찰에 "풍족한 형편은 아니지만 빚도 없었다"며 "딸들이 생활고를 비관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전해 아직 직접적인 동기가 불분명한 상태다.

다만 경찰은 숨진 세 자매가 최근 모두 어린이집 보육교사로 근무하다 실직한 사실을 파악해 자살과의 연관성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또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이들 자매의 시신 부검을 의뢰해 정확한 사인도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