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고위간부 7명 체포, 20년간 뇌물 '1억달러'…블래터 예정대로 5선 도전

'FIFA 고위간부 체포'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선거를 앞두고 미국이 FIFA의 고위간부를 체포하는 등 고질적인 뇌물 수수 관행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해외 언론에 따르면 스위스 검찰은 27일(현지시각) FIFA 고위간부 7명을 체포했다. 이는 미 연방수사국 FBI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으며 체포된 고위간부들은 곧 미국으로 압송될 예정이다.

체포된 고위간부 7명에는 제프리 웹, 에우헤니오 피게레도 FIFA 부회장과 에두아르도 리 FIFA 집행위원 등이 포함됐다.

FBI는 이날 미 마이애미의 북중미축구연맹(CONCACAF) 본부를 압수수색했으며, 미 법무부는 이번에 체포된 간부들이 포함된 수사대상자 14명의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번 수사에서는 오는 29일 차기 회장 선거를 앞두고 FIFA 내 최고 의결기구인 집행위원회가 표적이 됐다. 수사대상자들은 지난 20년간 FIFA의 광범위한 부패와 관련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동안 FIFA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과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개최국 결정 과정과 중계권 협상 과정에서 뇌물 수수 등의 부패 의혹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스위스 법무부는 "이들의 혐의는 1990년대로 거슬로 올라간다"며 "뇌물액은 총 1억달러(한화 약 1100억원)가 넘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FIFA는 1998년 제프 블래터 회장이 처음 취임한 뒤 막대한 수익을 올렸고 지난해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57억달러(약 6조 3000억원)의 이익을 얻었다. 블래터 회장은 재임기간 내내 뇌물, 횡령 등의 의혹에 꾸준히 휩싸였으나 이번 수사에 포함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 언론들은 이번 수사가 최종적으로 블래터 회장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블래터 회장은 "이번 일로 많은 사람들이 실망감을 느꼈을 거라고 이해한다"며 "미국과 스위스의 수사는 FIFA가 그동안 축구계의 부패를 근절하기 위해 행한 조치들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고 우리도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고만 밝혔다.

한편 FIFA는 유럽축구연맹(UEFA)이 차기 회장 선거의 연기를 주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치러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블래터 회장은 이번 선거에서 5선을 노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