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감염 의심 환자 1명, 허술한 관리체계 뚫고 중국 출국

'메르스 의심 환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국내 감염자가 2명이 늘고 의심 환자 1명이 중국으로 출국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28일 질병관리본부는 "국내 첫 메르스 감염자 A(68) 씨와 같은 병동에 있던 환자 B(71) 씨와 의료진 C(28·여) 씨의 유전자 검사 결과 메르스에 감염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국내 메르스 환자는 총 7명으로 늘어났다.

2차 감염자에 해당되는 B 씨와 C 씨는 국가지정격리병상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보건당국은 A 씨와 같은 병실을 이용한 환자(76)와 달리 B 씨는 10m 정도 떨어진 1인실에 머무르고 화장실도 따로 쓴 바 있어 접촉여부 조사에 집중하고 있다.

두 사람 외에 보건당국은 메르스 환자와 밀접 접촉한 뒤 고열 등의 의심 증상이 나타났던 남성(44)이 중국으로 출장을 떠난 사실도 확인했다. 이 남성은 A 씨와 같은 병실을 썼던 세 번째 환자의 아들이자 40대 여성인 네 번째 환자의 동생이다.

그는 지난 16일 아버지의 병문안을 위해 A 씨가 입원했던 병실에 4시간 정도 머물렀고 19일 발열 등의 증상을 호소해 22일, 25일 한 병원 응급실의 진료를 받았다. 당시 그의 체온은 22일 37.7도, 25일 38.6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응급실 의료진은 이 남성의 중국출장 취소를 권유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27일에야 보건당국의 진료사실을 신고했다.

이에 보건당국은 27일 국제보건규칙(IHR)에 따라 세계보건기구 서태평양지역 사무소(WPRO)와 중국 보건 당국에 알려 진단검사와 치료를 받도록 조치했다. 또 그의 부인과 응급실 의료진 10명을 자가 격리했고 비행기 승객, 직장 동료 등의 신원을 파악해 밀접 접촉자를 가릴 방침이다.

한편 전북 정읍에서 메르스 의심 환자로 27일 자진신고했던 20대 여성은 음성 판정이 나와 마무리됐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정밀 검사 전 자가 격리 등의 후속 처리를 하는 과정에서 이 여성과 연락이 닿지 않아 5시간 가량 무방비 상태로 노출시키는 허술한 관리체계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