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이 고객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보험사 1위로 뽑혔다. 이어 MG손해보험과 AXA손해보험이 뒤를 이었다.
금융소비자원은 지난해 보험사에서 발생한 분쟁 현황을 분석한 결과 BNP파리바손보의 경우 분쟁조정 신청 26건 중 7건이 고객을 대상으로 한 소송으로 26.92%의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고 3일 밝혔다. 이는 손해보험사의 평균 소 제기율 5.61%의 5배를 넘는 수준이다.
MG손보는 12.10%로 분쟁조정 신청 314건 중 38건의 소를 제기 했고, AXA손보는 11.85%로 분쟁조정 신청 464건 중 55건의 소를 제기했다.
금소원은 지난해 손보사가 제기한 소송은 880건, 생보사는 98건으로 손보사가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밝혔다. 손보사의 소 제기율은 평균 5.61%로 생보사 소 제기율 평균 0.73%에 비해 7.7배나 높은 수준이다. 소송 제기율이 높을수록 가입자에게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금소원측은 "주목할 것은 생보사들은 분쟁 신청 후 소를 제기했으나, 손보사들은 분쟁 신청 전 먼저 소송부터 제기했다는 사실"이라며 "손보사의 분쟁 신청 전 소 제기율 98.1%가 이를 말해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분쟁 중 손보사의 소 제기율은 지난 2012년 3.04%, 2013년 3.80%, 2014년 5.61%로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소를 남발하는 주된 이유로 금소원은 "저금리의 장기화로 수익이 악화돼 보험금 지급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라며 "수입보험료는 감소하는데 지급보험금이 갈수록 증가해 보험금을 부지급하거나 삭감하려고 소를 남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험사들은 소를 먼저 제기하면 가입자들이 겁을 먹고 보험사가 원하는 삭감된 금액으로 합의할 수 있으며, 소송에서 이길 경우에는 보험금을 안 줘도 되기 때문에 소를 남발한다는 것이다. 또 영업점포별 수지차율과 보험금 심사직원의 성과평가기준이 보험금을 적게 지급할수록 유리하게 적용되는 것도 소송 남발의 원인이 되고 있다.
오세헌 금소원 보험국장은 "보험금을 줄이려고 소송을 남발하는 것은 보험사의 위험인수 실패를 가입자에게 전가하는 것으로 불공정한 행위라 할 수 있다"며 "보험사가 성급하게 가입자에게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해 분쟁조정의 기회를 박탈하거나 '보험금의 일부만 받고 나머지를 포기하는 합의서를 쓰라'고 하며 보험금을 깎는 것은 소비자의 정당한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위는 위반한 보험사에게 건당 1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는데 실효성이 없어 보인다"며 "보험사들은 과태료를 부담하더라도 우선 소송을 제기해 수천만원의 보험금을 깎는 것이 이득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보험사의 소 제기율이 가장 낮은 손보사는 0%인 농협손보와 2.30%인 삼성화재, 2.72%인 더케이손보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