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국회법 갈등 비판 "靑 정신 있나"
문재인 "朴 대통령 리더십 부재…직접 나서라"
확산일로에 있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MERS) 3차 감염으로 국민 불안이 점점 커지자, 여야는 3일 정부를 향해 대책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거듭 압박했다.
특히 새누리당은 3일 메르스로 인한 경제 타격을 걱정하며 확진 환자가 있는 병원 및 의료기관에 대한 정보 공개 등에 대한 요구를 재검토할 것을 주장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메르스 발생 14일이 지났음에도 관련 대책을 직접 주재하지 않는 박근혜 대통령을 질타하며 대통령이 직접 나설 것을 촉구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보건당국은 국민안전 뿐 아니라 경제를 위해서라도 수단 방법을 총 동원해 메르스를 반드시 막아야 한다"며 "메르스 사태가 더 악화되면 세월호보다 더 크게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특단의 새로운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치료 방법과 감염 경로 등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가 SNS로 확산되고 있다. 국민 불안과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서 정부는 정보공개에 대한 대책을 재점검해서 필요한 정보를 공개하는 것도 생각해봐야 한다"며 메르스 발생 의료기관 정보를 공개할 것을 주장했다.
이어 "메르스 사태가 경제에 미칠 부정적인 효과는 가늠하기 힘들다. 내수 전반에 걸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우리 경제의 대외 신인도에도 나쁜 영향을 준다"며 "근본적인 해결대책은 메르스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재오 의원은 이날 정부의 안일하고 무능한 대응에 대해 강하게 질타했다.
이 의원은 "최근 청와대가 하는 일들을 보면 이 정부가 생각이 있는 정부인지 의심스러울 때가 많다"며 "불과 1년 전 세월호 사태가 일어났을 때 정부가 허둥대고 청와대가 제대로 방향을 못 잡고 그 결과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세월호에 시달리고 있다. 그 때 국민들의 참담한 심정을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메르스가 발생한지 2주 후에 관계 장관 회의를 처음 한 건데 확정판결이 났는데도 정부는 계속 허둥댄다"며 "첫 번째 환자가 죽는 날 청와대는 뭘 했나. 국회법 못 받아들이겠다고 (하는 중에) 환자가 죽어나가고 늘어나는데 뭘 했나"라고 메르스 발생 후에도 국회법으로 국회와 갈등을 빚은 청와대를 비난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메르스 대책 마련을 위한 당 특별위원회를 구성키로 했다. 특위 위원장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당 간사인 이명수 의원이 맡고, 대한의사협회 대변인 출신인 문정림 의원이 부위원장으로 활동한다. 위원으로는 김기선·김명연·신경림·이종진 의원 등 복건복지위 소속 위원들과 의사 출신인 박인숙·신의진 의원 등이 참여한다.
새정치연합은 경기 양평 가나안 농군학교에서 열린 워크샵 이틀째인 이날 메르스 관련 긴급 현장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박 대통령의 직접적인 대책 마련 노력을 압박했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를 해결할 리더십이 보이지 않는다"며 "보건복지부는 이미 초기대응실패로 실기했을 뿐 아니라 무능한 대응으로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 청와대가 직접 컨트롤타워를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어 "정부는 범정부적인 대책기구를 구성해야 한다"며 "지금부터는 위기수준을 '주의'에서 '경고'로 격상하고, 국가재난수준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정부의 책임 있는 자세를 거듭 촉구했다.
문 대표는 범정부적인 대책기구를 통해 중앙과 시·도 권역별 긴급의료체계를 구축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국민이 안심하고 믿을 수 있도록 중앙과 시·도 권역별로 보건소, 국·공립 종합병원을 포함한 광역별 긴급의료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또 "메르스 발생지역 및 의료기관 등 투명한 정보공개가 시급하다"며 "국민과 지역주민에게 '메르스 피하기'나 행동지침을 정확히 알려야 한다"며 요구했다.
문 대표는 "국가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게 국가의 책무인데 국민건강이 위협받는 중대위기 상황이다. 정부의 안일한 인식과 무능한 대응이 초래한 결과"라며 “문제는 앞으로도 여전히 제대로 된 대책도, 문제 해결을 위한 리더십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가자원을 총동원해 최악의 상황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걸 원내대표 역시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해 무한책임을 지는 자리"라며 "대통령이 직접 나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정부는 초동대응에도 실패하고 사후에도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국민적 불안과 공포, 분노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는 괴담과 추측이 퍼지고 있다. 세월호 참사 첫날과 같은 상황으로 보고 있다는 국민 의견이 있다. 엄중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런데 정부가 아직까지 우왕좌왕"이라고 질타하고 "복지부 산하 메르스 본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것만으론 부족하고 2003년 사스 방역대책을 참고해 범정부적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와대는 지난 세월호 참사 때와 같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의사가 없어 보인다"며 "범정부차원의 상황실을 설치하고 총리 대행이 이 모든 상황 책임지고 총괄해서 실수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메르스 발생기관을 반드시 공개해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며 "저희는 국민 위해 함께 뛰겠다. 오늘 워크숍이 끝난 후 서울로 각 지역으로 문재인 대표 중심으로 메르스 공포에 대한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오후 '메르스 대응 민관합동 긴급 점검회의'를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메르스 관련 대책회의를 주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