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휴업 <사진: YTN 뉴스 캡처>
'메르스 휴업'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수가 급증하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자 교육부가 초·중·고교의 휴교 또는 휴업 조치라는 강경책을 들고나왔다. 하지만 메르스 관련 방역·관리를 담당한 보건복지부는 이를 반기지 않는 입장을 표명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3일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메르스 확산 방지대책 마련을 위해 서울·경기·충남·충북 교육감과 관련 대책을 논의한 뒤 "메르스 감염 예방을 위해 209개 학교가 휴업 또는 휴교조치를 실시한 상태"라며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각 교육청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철저한 방역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황우여 장관은 내일로 다가온 수능 모의평가 일정에 대해서는 "수능 모의평가 연기는 후유증이 너무 커 현 상황에서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도 "경기도는 특별히 많은 지역이 위험에 처했다고 생각해 183개교가 휴업 또는 휴교 결정을 내린 채 학생 보호에 힘쓰고 있다"며 "예방이 가장 중요해 경기도는 '경계' 수준에 준하도록 학교별 예방 조치를 실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능하면 수능 모의평가를 연기하면 좋겠다는 게 제 입장이었으나 물리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경기도 내 휴업한 두 고교는 모의평가 실시 여부를 학교 측과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권준욱 기획총괄반장은 이날 정부 세종청사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일부러 학교를 휴업하는 것은 의학적으로 맞지 않고 옳지 않은 일"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대한감염학회 김우주 이사장 역시 이날 브리핑에 참석해 "메르스는 전염률이 낮고 학교와 메르스는 무관하다"며 "신종플루는 학교가 감염 전파의 온상이라 휴교나 휴업이 타당했으나 메르스는 자가 격리를 잘 지키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휴교·휴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했다.
이 같은 정부 관계부처의 반대되는 입장 표명에 일선 학교 입장에서는 휴업 조치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메르스 대처가 허술했다는 사실이 증명된 상황에서도 정부가 제대로 된 방안을 내놓지 못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