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돌이 의사 고용 건강보험과 민영보험 부당편취
비의료인이 불법으로 사무장병원 개설 가짜환자 유치
경기도의 A한방병원과 인천의 B의원·요양병원 등 보험사기 행각을 벌인 불법 사무장병원이 금융감독원과 건강보험공단 검찰 경찰의 기획조사로 대거 적발됐다.
이들 병원은 불법으로 의료기관을 이중개설하거나 고령의 떠돌이 의사를 고용하는 등 건강보험 요양급여와 민영보험금을 부당 편취했다.
금융감독원은 비의료인이 불법으로 사무장병원을 개설하고 가짜 입원환자를 유치하는 등 보험사기 혐의가 있는 사무장병원 57개에 대해 기획조사를 실시해 적발 사례를 10일 공개했다.
금감원은 건강보험공단, 검찰·경찰 등의 공조를 통해 지난 2013년 9개, 지난해 27개의 병원을 적발했다. 2013년에는 35억원, 2014년에는 61억원을 부당 편취했다.
지난해 11월 적발된 A한방병원의 경우는 사무장 1명과 명의대여 의사 2명 등 총 3명이 건강보험 16억원을 포함한 총 24억원을 부당 편취한 사실이 드러났다.
B의원·요양병원은 사무장 1명과 의사 5명, 환자 61명, 브로커 1명, 간호사 1명 등 총 69명이 건강보험 19억2000만원과 산재 4000만원을 포함한 총 49억5000만원을 부당 편취해 적발됐다.
불법 사무장병원에는 ▲불법으로 의료기관 이중개설 ▲떠돌이의사를 고용해 수시로 개·폐원 ▲고령의사 등의 명의 대여 ▲요양병원 운영 형태 악용 등의 유형이 있다.
불법으로 의료기관을 이중 개설한 사무장병원은 비의료인 등이 의료법을 위반해 의사명의를 대여 받은 뒤 동일한 주소지 등에 병원을 2개 이상 등록하는 형태다.
실제 A병원에 계속 입원 중이거나 허위입원인 환자를 서류에는 퇴원 후 다른 B병원에 입원한 것처럼 장기간 입원으로 조작해 민영·건강보험금 등을 부당 편취한 사무장병원이 적발됐다. 경미한 질병으로 병원 한곳에 오래 입원하는 경우 건강보험 요양급여가 제한되고 민영보험에서 허위·과다입원으로 의심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같은 수법을 동원해왔다.
이처럼 가짜 입원환자를 2개 병원에 돌려가며 허위입원하게 하는 수법으로 병원을 개인의 이익수단으로 악용한 사무장병원이 31개 적발됐다.
떠돌이 의사를 고용해 수시로 개·폐원하는 사무장병원은 동일한 주소지에 개설의사 명의가 자주 변경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떠돌이 의사들이 반복적으로 단기간 운영했던 병원은 사무장병원일 가능성이 높다. 사무장병원의 고용의사는 의료기관을 개설할 능력이 없어 해고되면 다른 사무장병원의 월급의사로 이동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소유주 C는 법인 이사장 D와 공모해 법인명의를 빌어 의원을 개설하면서 떠돌이의사 E 등 5명의 의사를 고용해 4년 동안 병원을 4회 개·폐원하며 가짜환자를 유치해 보험금을 편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령의사 등의 명의를 대여 받은 사무장병원은 고령이거나 중증질병 등 신체적 문제로 실제 진료행위가 어렵거나 파산 등 경제적 문제로 병원개설이 어려운 의사의 명의를 대여 받아 개설한 병원이다.
이밖에 최근 노령인구와 만성질환의 증가와 더불어 일반의원과 달리 정액수가제로 장기입원이 가능해 보험사기에 취약한 요양병원이 사무장병원 형태로 운영되는 사례가 있다. 보험금 편취가 용이해 사무장병원 운영자들이 선호하는 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무장병원의 경우 무면허 불법 의료행위와 허위입원을 통한 건강·민영보험금의 부당 편취로 대국민 피해가 우려된다"며 "사무장병원과 관련된 보험범죄는 건강보험 요양급여와 민영보험금 누수의 주요 원인으로 이로 인한 폐해는 대다수 선량한 국민의 보험료 부담으로 전가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