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밥집 시계는 왜 빠를까 / 이규창 지음 / 북랩출판사 / 268쪽 / 1만3800원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서 우리 경제가 도태될 위기에 처했다고 경고음을 울리는 경제서적이 나왔다.
연합인포맥스 기업금융팀장을 지냈던 이규창 한국M&A(힐스톤파트너스) M&A본부 이사는 '삐딱경제 : 여의도 밥집 시계는 왜 빠를까'를 통해 우리 경제 곳곳에 산재한 비합리적이고 비효율적인 모습을 고발한다.
저자는 경기회복을 위한 규제완화를 틈타 '폭탄 돌리기식' 부동산 레이스가 재현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별히 좋을 것 없는 경기임에도 부동산을 비롯한 자산가격이 오르기 시작한 것에 대해 경고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이런 식으로 갔다가는 버블붕괴까지는 아니더라도 장기적으로 가난한 국민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대기업에 임금인상을 요구한 것에 대해서도 곱지않은 시선이다. 저자는 이에 대해 우리나라가 분배를 통한 성장을 모색하는 시대가 열린 것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우리 경제는 여전히 대기업과 부자 중심의 경제가 단단한 데다 지정학적 요인 등으로 단순히 분배를 넘어 공존하는 경제로 가기 위한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
또 과거 산아제한이나 현재의 출산장려 모두 전통적인 성장주의자들과 부자들의 논리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하며 개인의 주식투자나 무작정 높은 수익률만 쫓는 투자행위에 대해 경고한다. 아울러 자고 일어나면 바뀌는 경제정책과 중앙 및 지방정부의 과장된 경제적 효과를 꼬집고 있다.
하지만 저자의 삐딱경제는 이처럼 무거운 주제만 이야기하지 않는다.
2부에서는 저자가 현장에서 본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기업의 행태나 대기업 및 조직문화의 문제점을 다룬다. 특히 점(占)을 보러 다니는 CEO, 기업 내부의 정치를 위한 외부 컨설팅, 브레인스토밍조차 이뤄지지 않는 회의, 기본적인 공시규정도 모르는 기업 등 흥미로운 사례들도 소개된다.
저자는 또 고질적인 우리나라의 병폐가 금융시장에도 그대로 투영되고 있다고 강조한다. 이와 함께 확산되는 공유경제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고 대량생산-대량소비에서 다품종 소량생산-맞춤소비 시대로의 전환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저자는 무거운 주제를 독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 썼다. 또 누구나 딱딱한 경제서적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여러 수치를 뺀 대신 주제별로 만평 수준의 재미있는 그림을 삽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