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2만명의 직원들이 난데없는 고민에 빠졌다. 꿀벌이냐, 스마트냐를 놓고 고민의 갈림길에 선 것이다.
뜬금없이 국세청에 웬 '꿀벌'이냐고 할 수 있지만 국세청 입장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2000억원의 예산을 들여 수 년간을 공들여 온 차세대 국세행정시스템(TIS)의 새로운 명칭을 붙여주는 일이기 때문이다.
국세청 차세대TIS추진단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 초까지 직원들을 상대로 차세대TIS 명칭을 공모했었다. 당초에는 많은 응모작이 있을 것이라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예상보다 많은 300건의 응모작이 접수되는 등 직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출근하면 제일 먼저 접속해 퇴근할 때까지 함께 하는 차세대TIS인데다가 우리나라 국민 대부분이 이용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직원들의 애정과 관심이 상당했다는 후문이다.
차세대TIS추진단은 이 중 20개를 추려 각 국·과장들에게 5개를 선정해달라고 요청했고 이렇게 선정된 5개의 후보작들은 지난 10일 국세청 내부망에 올라와 직원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추진단은 공모가 끝나는 2월 정도에 직원들을 대상으로 선호도 조사를 하려고 했지만 당시 차세대TIS에서 예기치 못한 문제들이 발생, 수습하는데 전력을 다하면서 선호도 조사는 뒤로 미뤄지게 됐다.
◆…서울지방국세청에 설치된 차세대TIS 선호도 조사. 서울청 직원들은 국세청의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는 엔티스(NTIS)와 국세포털(NTP)을 선호했다.
5개의 후보작은 택스비(TaxBee), 스마티스(SMATIS), 엔티스(NTIS), 국세포털(NTP), 아이티스(ITIS) 등이다.
택스비는 말 그대로 세금(TAX)과 꿀벌(Bee)를 합친 것으로 벌이 차곡차곡 꿀을 모으듯이 국세수입을 원활하게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라는 의미이다.
스마티스는 'Smart Tax Integrated System'의 약자로 기존의 국세통합망에 스마트한 맞춤형 정보 제공기능을 추가해 사용자 편의성과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 한 시스템이라는 뜻이다.
엔티스는 'Neo Tax Integrated System'의 약자로 대외적으로 잘 알려진 TIS라는 브랜드 가치를 살리면서 Neo를 붙여 새롭게 태어났다는 의미를 강조한 것이다.
국세포털의 경우는 'National Tax Portal'의 약자로 다양한 세정업무를 위한 출발점이자 관문이라는 의미이다.
아이티스는 'Intelligent Tax Integrated System'의 약자로 사용자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인 지능적인 시스템이라는 뜻이다.
이를 접한 직원들은 "신선하다"는 평도 있었지만 5개의 후보작들 모두가 영어인 것이 아쉽다는 평도 있었다.
이에 대해 차세대TIS추진단 관계자는 "과거 국세통합망이라는 명칭을 쓰다가 불편하다고 해서 'TIS'로 줄여서 불렀다"며 "순우리말로 만든 응모작도 있었지만 길다보니 편의성을 생각해 약자로 줄여서 부를 수 있는 것을 후보작으로 추려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