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성행위에서 극치감에 도달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더 길다. 여성은 약 15분, 남성은 5~7분 정도다. 이렇다 보니 남성 입장에서는 정상적으로 사정했는데도 여성은 사정이 너무 빨랐다고 느낄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성 기대치의 차이 때문에 자신이 조루증인지의 여부는 개인이 임의로 판단하기 어렵다. 비뇨기과에서는 대개 문진을 통해 조루증 여부를 진단한다. 예외적으로 만일 삽입한 직후에 사정하거나 삽입을 하지도 않았는데 사정한다면 명백한 조루증으로 본다.
조루의 유형에는 크게 네 가지가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사정관의 폐쇄상태를 유지하는 힘이 약해져서 생기는 쇠약성 조루다. 과도하게 긴장하거나 장시간 금욕한 뒤에는 일시적으로 성기가 예민해져 쉽게 사정할 수 있는데, 이를 가성 조루라 부른다. 성기가 지나치게 민감해서 생기는 조루를 과민성 조루라고 하고, 성기 민감도는 그다지 높지 않은데도 심리적으로 과하게 흥분하거나 스트레스, 압박감 등으로 생긴 조루를 심인성(心因性) 조루라고 부른다.
포항 맨남성의원 박수열 원장(비뇨기과 전문의)은 “조루증 환자에게는 증상의 경중에 따라 다양한 치료가 이루어진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약물 치료인데, 조루의 상당수가 사정중추에 생긴 문제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조루증에 걸린 남성은 중추신경 내에 있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 호르몬의 고갈 속도가 빨라 사정의 조절이 어렵기 때문에, 경구용 약물을 통해 세로토닌의 양을 조절하여 사정을 지연시키는 원리다.”라고 설명했다.
약물치료로도 개선되지 않을 만큼 증세가 심각한 환자에게는 수술치료가 시행될 수 있다. 수술은 대개 성기의 민감도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신경을 부분적으로 절제하여 과도하게 예민해져 있는 성기를 둔화시키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특히 귀두와 요도 근처의 감각을 뇌로 전달해주는 음경 배부신경이 주된 대상이 되는데, 배부신경 차단술이 이루어진 후에는 사정 지연 효과를 볼 수 있다. 배부신경은 귀두에 고르게 퍼져 있기 때문에 혹 수술 후에 불감증이 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이 외에 사정감이 올라올 때 피스톤 운동을 잠시 중단했다가 가라앉은 뒤 다시 시작하는 행동요법 등도 병행될 수 있다.
박수열 원장은 “조루증을 극복하기 위해 콘돔을 여러 겹 착용하거나 술을 마시고 성관계를 시도하는 남성들을 종종 본다. 이런 방법들로는 조루증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없다. 다소의 효과가 있다고 해도 그때뿐이고 몸에 무리가 가기도 쉽다. 잘못된 민간요법에 기대지 말고 비뇨기과에 내원하여 전문가와 충분히 상담을 거친 뒤 치료를 받아야 조루증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