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조금으로 69억 내고 퇴직부조금 199억 수령
"세우회, 수익사업으로 부조금 충당" 비난
국세청 직원들이 퇴직 시 지급받는 '퇴직부조금'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통상 공제회가 없는 일반 공무원은 퇴직부조금을 받지 않고 있으나, 국세청공무원은 '세우회'를 통해 근속년수 기준으로 퇴직부조금을 받고 있다.
문제는 비영리법인으로 설립된 세우회에서 수익사업을 통해 얻은 이익금을 퇴직부조금을 채우는 데 사용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세우회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의 필요성은 계속해서 지적된 사항이다.
그러나 이 같은 지적에도 정부는 '제 식구 감싸기'식 행태를 보이며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사실상 현직공무원단체의 부적절한 영리행위를 묵인·방조하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세우회는 국세청, 기획재정부 세제실, 조세심판원 심판원(일부) 소속 전·현직 공무원으로 구성된 비영리법인으로 지난 1966년 설립됐다. 회원의 복리증진 및 퇴직, 사망 시 부조금 지급을 목적으로 하는 일종의 공제회 성격의 단체다.
국세청 직원은 매월 일정금액을 상조금으로 납부하고, 퇴직 시 퇴직부조금을 세우회로부터 받는다. 지급받는 퇴직부조금의 규모는 근속년수에 따라 차이를 보이고 있으나, 납부한 상조금보다 지급받는 부조금 액수가 월등히 많았다.
16일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식 의원이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세청공무원이 2급(30년 근무)으로 퇴직했을 경우 세우회로부터 퇴직부조금으로 8300만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5급(30년근무)으로 퇴직했을 경우에는 퇴직부조금으로 6300만원을 수령 받는다.
그러나 2013년 퇴직인원 496명에 지급한 퇴직부조금은 199억원인데 반해, 이들이 납부한 상조예수금은 65억 원에 불과했다. 전체 평균지급율은 306% 달했다.
문제는 세우회가 고액의 퇴직부조금을 지급하기 위해 연간 100억 원대의 임대사업 수익금으로 퇴직부조금 부족분을 충당했다는 점이다.
실제 주류업체를 관리해야 하는 국세청이 단체를 만들어 주정회사를 상대로 수익사업을 벌였다.
임차인 중에는 국세청의 감독대상인 한국주류산업협회와 주정회사(대한주정판매, 서안주정), 병마개 회사(삼화왕관, 세왕금속공업)가 포함되어 있는데, 임차인들의 대표이사·부사장·감사는 모두 국세청 간부 출신이었다.
앞서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5월 국세청에 "국세청 직무와 직접 관련된 수익사업을 하지 않도록, 국민의 눈높이에서 공감할 수 있는 수익사업 기준 마련하라"고만 통보했다.
인사혁신처도 "세우회가 일부 수익사업을 운영하고 있을지라도 그 이익을 회원인 현직공무원들에게 분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므로 세우회의 법적성격은 비영리법인"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현직공무원단체인 세우회의 영리행위를 사실상 허용하는 태도를 보여주면서, 현직 공무원들의 편법적인 돈벌이가 계속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해줬다는 것이 김 의원의 지적이다.
김 의원은 "현직 공무원들이 감독대상으로부터 얻은 수익으로 퇴직부조금을 나눠 갖는 것은 매우 부도덕한 문제이며 공무원의 영리행위를 금지한 국가공무원법을 심각하게 위반한 사안"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현직공무원 단체가 영리행위 금지 의무를 어기고 편법적으로 돈벌이에 나서는 것에 대해 국민들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해당 단체의 해산과 함께 현직공무원 단체의 영리행위를 철저하게 금지하는 제도적 정비를 해야 할 것"이라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