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편성 하겠습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하반기경제정책방향과 관련 당정협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최 부총리는 "충분한 규모의 재정 보강을 통해 메르스와 가뭄 등 재난을 극복하고, 청년고용과 수출부진 대응 등 서민 생활을 안정시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3.8→3.1% 하향
"추경 편성 안하면 성장률 2%대 하락 위험"
정부가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1%로 하향조정했다.
수출 부진과 예상하지 못했던 메르스 여파 등의 영향으로 경기회복세가 미약하다는 판단에 따라 종전 3.8% 전망치에서 대폭 하향 조정한 것이다.
그러나 3%대 초반의 성장률 전망치도 막대한 재정지출 확대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최근의 경기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한다는 방침을 내걸면서, 추경에 의한 성장률 제고 효과를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정부 스스로도 추경이 편성되지 않을 경우 성장률은 2%대까지 추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저성장에 이어 저물가 기조가 고착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유가 등 공급측 요인의 안정세 등의 영향으로 올해 소비자물가가 연 0.7%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당초 예상한 연 2.0% 상승률과는 차이가 난다. 다만 국제유가의 완만한 상승, 기저효과 소멸 등으로 하락세가 점차 둔화될 전망이다.
이 밖에 수출은 하반기 회복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부진 영향 등으로 감소하고, 수입도 수출증가율을 크게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한국경제 저성장 기조 보인다" = 25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5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GDP)을 종전 3.8%에서 3.1%로 내려 잡았다.
기재부는 경제전망치 하향 조정에 대해 "메르스 사태 여파로 개선 중이던 소비·서비스업이 빠른 속도로 위축되는 등 부정적 영향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대외적으로 세계교역량 전망치 하향조정, 엔화·유로화 약세 등의 영향에 따라 수출부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성장률 하향 조정에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올해 경제상황이 그다지 낙관이지 않다.
추경 편성이 차질을 빚을 경우, 성장률이 2%대로 떨어진다는 비관론이 터져 나오기 때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추경을 안 하면 (성장률) 2%대로 간다고 봐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추경 편성규모는 구체적으로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추경 등을 포함해 15조원 이상의 재정보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의 경우 재정보강 등 정책효과, 세계경제 개선 등으로 성장 모멘텀이 다시 회복되면서 '상저하고' 흐름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구체적으로 내수는 메르스 여파가 제약요인으로 작용하나 저유가·저금리 효과, 정책효과 등으로 소비·투자가 개선되면서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수출(물량)은 선진국 성장세 강화, 신제품 출시 등으로 완만히 회복되고, 수입(물량)도 내수개선 등에 힘입어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는 대외 리스크도 상존한다. 미 통화정책 정상화 시 부정적 영향, 그리스 디폴트 우려, 메르스 사태 장기화 가능성 등이 위험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 저물가 고착화…수출부진 = 올해에는 0%대 저물가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정부는 예측했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7%로 전망했다. 다만 전반적인 물가가 하반기로 갈수록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린다는 것이 기재부의 설명이다.
실제 석유류의 경우 국제유가의 완만한 상승, 기저효과 소멸 등으로 하락세가 하반기로 갈수록 점차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공업제품도 내수회복으로 상승 압력 확대를 예상했으며, 농축수산물은 지난해 가격 안정세에 따른 기저효과, 재배면적 감소 등 상방압력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연간 수출과 수입은 각각 1.5%, 7.0% 감소를 예상했다. 수출의 경우 중국·산유국 등 신흥국 경기부진, 엔화·유료화 약세의 부정적 영향 등이 제약요인으로 꼽혔다. 수입은 원유 등 원자재 중심으로 수입단가가 크게 하락해 연간으로는 큰 폭의 감소를 내다봤다.
기재부는 "수출은 세계경제 개선에 따른 교역량 회복, 유가하락 효과 완화 등으로 향후 완만한 회복세가 예상되고, 수입은 하반기 내수·수출 개선의 영향으로 수입수요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상수지는 상품수지 흑자확대로 940억 달러 흑자를 전망했다. 단 서비스수지는 엔화·유료화 대비 상대적 원화강세, 메르스 여파에 따른 여행수지 적자 확대 등으로 적자폭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 메르스 여파 끝?…소비·투자·고용 증가 = 정부는 메르스 여파 등 최근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소비, 투자, 고용 등에 대한 경제지표는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민간소비는 연간 2.1%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메르스 여파로 일시적으로 소비가 위축되나, 임금상승률 제고, 저유가 지속 등으로 점차 회복세가 강화된다는 것이다.
또 설비투자와 건설투자의 경우도 각각 5.6%, 4.5%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설비투자의 경우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가 본격 착수되며, 기계수주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개선된다는 것이다. 건설투자는 주택시장 회복세, 선행지표인 건설수주 증가 영향으로 하반기 중 회복세가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지식재산생산물투자도 R&D와 SW 투자가 모두 늘면서 5.4% 증가를 예상했다.
이 밖에 고용시장은 점차 개선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완만한 경기회복, 기저효과 완화 등의 영향으로 연간 취업자가 40만명 내외 증가를 예상했다. 고용률(15~64세)은 66.0%로 작년(65.3%)보다 개선되고, 실업률은 작년과 유사한 3.5%로 내다봤다.
기재부 관계자는 "메르스 여파 등 경제외적 충격을 흡수하고 회복세 정착을 위한 경제활력 노력을 강화하겠다"면서 "경제활력 강화를 위해 확장적 거시 기조를 통한 경기대응 노력을 배가하는 한편, 분야별 활력강화 정책을 병행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