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엔젤투자에 대한 소득공제 대상을 확대하고, 전문 엔젤 지정요건을 대폭 개선한다.
엔젤투자는 개인들이 돈을 모아 창업하는 벤처기업에 필요한 자금을 대고 주식으로 그 대가를 받는 투자형태. 정부는 엔젤투자 활성화를 위해 과감한 세제혜택을 부여하고 전문 엔젤 제도를 운용하고 있으나, 기준이 엄격해 활성화에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특히 대기업이 중소·벤처기업을 M&A(기업 인수합병)하는 경우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 포함 유예기간을 늘리기로 했다. 대기업의 경우 채무보증 제한, 기업현황 공시 등 기업집단제도에 따른 부담이 존재한다는 근거에 따른 것이다.
이 밖에 관광산업 활성화 차원에서 부가가치세 환급을 위한 물품반출 확인 한도액을 상향하고, 면세점 특허요건을 수요에 맞게 신규설치 설치가 가능하도록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9일 개최된 대통령 주재 '제8차 무역투자진흥회의'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투자활성화 대책'을 확정·발표했다.
□ "투자야 살아라", 세제지원책 듬뿍 = 이번 대책에는 관광·벤처·건축 등의 분야에서 투자회복을 선도할 수 있도록 하는 맞춤형 세제지원책이 담겨져 있다.
정부는 우선 엔젤투자에 대한 소득공제 대상에 'R&D 지출이 일정 수준 이상인 창업 3년 이내 기업'도 포함시키기로 했다. 연간 R&D 지출액이 3000만원 이상인 기업이 대상이다. 현재 3년 이하 중소기업 R&D 평균 지출액은 334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문 엔젤 등록 요건으로서 투자지분 의무 보유기간을 1년에서 6개월로 단축시켰다. 정부 관계자는 "전문 엔젤 등록을 희망하는 엔젤투자자가 증가하고 있으나, 진입장벽이 높아 전문 엔젤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M&A를 통한 기술매입에 대한 세제 인센티브도 강화했다.
대기업이 중소·벤처기업을 M&A할 경우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포함 유예기간을 현행 3년에서 7년으로 확대했다. 또 기술혁신형 M&A 세제지원 기준을 순자산 시가의 150%에서 130% 이상으로 완화했으며, 일몰기한도 2018년까지 늘렸다.
우수인재 유입 등 벤처기업의 성장사다리 구축도 지원했다. 양도소득세로 과세할 수 있는 스톡옵션(적격스톡옵션)의 행사가격을 시가보다 낮은 수준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허용했으며, 행사이익을 근로소득세로 과세 시 분할납부 허용기간을 5년으로 확대했다.
방치건축물 사업 재개 지원을 위해 사업시행자에 대한 지방세도 깎아준다. 공사중단 건축물을 취득해 공사를 재개하는 사업시행자가 취득하는 부동산의 취득세 35%, 재산세 25%가 감면된다.
□ 메르스로 푹 꺼진 관광 살리기 '중점' = 메르스 발생 이후 외국인 입국자자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관광산업이 악영향을 받고 있다.
이에 정부는 메르스로 위축된 관광산업을 조기에 정상화시키고 관광콘텐츠 개발·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 세제·재정지원책을 집중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부가가치세 환급절차가 간소화된다.
현재 외국인 관광객이 사후면세점에서 구입한 재화에 대해 부가가치세, 개별소비세의 환급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공항에서 물품반출 확인 없이 간편하게 부가세를 환급 받을 수 있는 한도액이 1만원에 불과하고, 복잡한 현금 환급단계 등으로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정부는 올해 8월부터 물품 확인 없이 부가가치세를 환급받을 수 있는 한도액을 1만원에서 5만원으로 상향조정하기로 했다. 또 5만원을 초과하는 물품확인 대상의 경우에도 전수검사를 선별검사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이다.
시내면세점 특허요건도 개선한다.
외국인 관광객의 면세점 수요 급증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신규면세점 공급 제한으로 면세점 혼잡이 심화됐다는 지적에서다. 현재는 직전연도 대비 외국인입국자가 30만명 이상 증가한 지역만 신설이 가능하다.
정부는 관광객 규모 및 증가 추세, 매장혼잡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면세점 수요에 맞게 신규설치가 가능하도록 개선하기로 했다.
이 밖에 한류스타를 활용하거나 한국관광 홍보 CF를 중화권에 방영하는 등 외국인 관광객 방한 촉진 행사도 전방위적으로 실시한다. 정부는 "이번 대책은 관광·벤처·건축 등 성과의 조기 확산이 가능한 분야를 통해 투자회복을 선도할 수 있도록 마련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