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국무총리가 9일 국회 본회의에 출석해 박근혜 대통령을 대신해 시정연설을 대독하고 있다.
◈ 정부, 세입결손 보전용 5조6000억원까지 추경…野 "전체 삭감"
국회는 7월 임시국회 주요현안인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 관련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당초 추경 편성이 메르스 사태와 가뭄 피해에 대한 대책 마련 차원에서 논의됐지만 정부가 세입결손 보전분이나 도로·철도사업 등에도 배정해 야당이 이를 반대하고 있어 '격돌'이 예상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9일 "이번 추가경정예산안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와 가뭄으로 인한 불안과 어려움을 하루속히 극복하기 위해 꼭 필요한 소요를 담았다"면서 원안 통과를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황교안 국무총리가 국회 본회의에서 대독한 시정연설에서 "정부는 이번 추경이 확정되는 대로 최대한 신속히 집행해 경제 회복과 서민생활 안정에 기여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우리 경제는 예기치 못한 메르스와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엔화 약세 등으로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자산 시장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던 내수 부문이 메르스 사태의 영향으로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메르스로 인해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은 병·의원 등 의료업계 외에도 도소매·관광 업종 등 피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악화된 경기 여건으로 세입도 당초보다 감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세입 부족으로 재정 지출 여력이 축소될 경우 경제와 민생이 더 어려운 국면에 빠져들 우려도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추경 용처와 관련, "우선 메르스 사태 대응 및 피해업종에 2조5000억원을 지원하겠다"면서 "감염병 보호장구와 의약품 등의 비축을 늘리고 거점 의료기관에 음압 및 격리병상 등 시설과 장비를 확충해 감염병 대응 체계를 강화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은 약 12조원의 정부 추가경정 예산안에서 세입결손 보전용 5조6000억원을 삭감한 6조2000억원 규모의 자체 추경안을 발표했다.
강기정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2015년도 추경안 심사방안' 간담회를 갖고, "정부안 중 세입결손 보전분이나 도로·철도사업 등에 배정된 예산은 여권의 '총선용 선심성 예산'으로 보고 이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새정치연합은 세입결손 보전용 세입 추경 5조6000억원을 전부 삭감하기로 한 것에 대해 "박근혜 정부가 근본적인 세입확충 방안 없이 지출 재원을 맞추기 위해 의도적으로 성장률을 과도하게 잡아 국세수입을 부풀렸다"면서 "정부가 자초한 잘못을 빚을 내 메꿀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적자국채 발행액도 기존 정부안의 9조6000억원에서 4조원으로 축소된다.
또한 세출 추경인 6조2000억원의 항목과 관련해 정부안 중 도로사업과 철도사업, 댐 건설 사업 등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배정된 예산 1조5000억원을 삭감하기로 했다.
새정치연합은 이 예산을 메르스 피해지원 및 공공의료체계 개선사업 8300억원, 메르스 관련 민생지원 일자리 확대사업에 3300억원, 지자체 요구 메르스 대책사업 3000억원 등을 확대하기로 했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야당 간사인 안민석 의원은 "다음 주부터 추경안 심사를 위한 예결위를 가동, 7월을 넘기지 않겠다"면서 "그러나 야당 입장에서 정부가 희망하는 날짜에 맞추기 위해서 졸속심사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SOC 예산 전액삭감 요구하는 입장에서 심사 난항이 예상되지만 정부여당과의 합리적 토론을 통해 해법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 유승민 사퇴 후, 與 14일 차기 원내대표 선출…합의추대↑
새누리당은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사퇴로 공석이 된 차기 원내대표를 오는 14일 선출하기로 했다.
당 원내대표경선관리위원회(서상기 위원장)는 9일 첫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방침을 정했다. 유 전 원내대표가 임기 중반 사퇴를 한 만큼, 별도의 경선과정은 거치지 않고 합의 추대 방식으로 원내대표가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
김무성 대표 등 최고위원들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합의 추대 방식으로 차기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데 뜻을 모았다.
유 전 원내대표의 사퇴가 당 계파분열로 치달았기 때문에 표 대결로 갈 경우 다시 친박-비박 간 갈등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내년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원내대표를 합의 추대하는 방식도 계파 간 지지하는 원내대표가 다를 가능성이 높아 이 역시 갈등지점이다.
당규상 원내대표가 임기 중 사퇴 또는 사고로 인해 궐위되면 그날로부터 7일 안에 의총에서 새 원내대표를 선출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