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세당국이 상속·증여로 볼 수 있는 모든 거래에 세금을 물리는 '완전포괄주의'를 지나치게 확대 해석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애매모호한 포괄주의 적용기준을 보다 구체화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완전포괄주의란 사실상 재산을 무상으로 이전하는 경우 그 형식과 내용에 구애받지 않고 원칙적으로 모두 과세대상으로 보는 것을 말한다.
과세당국은 2004년부터 편법적인 증여세 회피를 막기 위해 '특정인의 재산 가치를 늘리는 데 기여한 모든 행위를 증여'로 가려내, 적극적으로 세금을 부과해 오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달 말 발표되는 '2015년 세법개정안'에 상속·증여세의 포괄주의 과세 체계를 손질하는 방안을 포함시킬지 여부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괄주의의 과세여부는 '경제적인 실질'에 따라 판단하도록 되어있어 소액의 자산이나 가치가 뚜렷하지 않은 재산, 이전 여부 또는 이전시기가 불분명한 재산까지 세금이 부과되어 왔다.
과세당국의 해석에 따라 과세여부가 판가름 날 수 있기 때문에 납세자와 과세당국 간의 갈등(과세불복 등)도 끊임없이 있어 온 것도 사실이다.
이미 정부에서는 포괄주의 과세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앞서 지난달 조세일보와 강석훈 의원(새누리당) 공동주최로 열린 '상속증여세 정상화 토론회'에서 임재현 기획재정부 재산소비세제국장은 "납세자가 적어도 이런(과세) 행위가 있었을 때 예측이 가능해야 하는데, 실제 과세행정이 이뤄지고 있는 것을 보면 그렇지 않는 사례가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바로 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핵심은 증여 예시규정이 납세자의 예측가능성을 얼마나 충족시키느냐다.
증여 예시규정의 요건이 완전히 만족되지 않는 상황에서 증여세를 과세하려고 할 때, 증여세를 과세하기 위한 계산 근거규정을 준용하려고 한다면 납세자 측에서 예측가능성이 침해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증여세 과세기준은 증여 예시규정이 가능한 한 모든 증여 행위가 포괄적으로 규정될 수 있도록 해 납세자의 예측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에서 세액을 산출한다는 예시규정을 두고, 최대한 실제 사례에 대입시킬 수 있도록 개편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증여개념의 의미를 좀 더 명확히 마련하도록 내용의 세법개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납세자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손질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포괄주의 과세방법이 다양한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으나, 올해 세법개정안에는 포괄주의 과세방법을 열거주의로 되돌리는 방안은 담기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포괄주의가 열거된 규정에 해당될 경우에만 과세했던 과거의 열거주의 과세제도 보다 변칙증여에 대처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는 근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